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삼성그룹의 순환출자고리가 기존 10개에서 7개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삼성그룹이 순환출자고리를 끊어내려면 2조 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분석됐다.
9일 재벌닷컴 조사에 따르면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면서 삼성그룹의 모든 순환출자고리가 통합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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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에 따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중심으로 이뤄진 기존 순환출자 고리 4개가 끊어졌다.
삼성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구조는 옛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에서 통합 삼성물산->삼성전자의 직접 지배로 바뀌었다.
통합 삼성물산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지배력도 더욱 높아졌다.
통합 삼성물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각각 5.47%,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이 통합 삼성물산과 관련한 순환출자를 해소하려면 삼성전기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2.61%, 삼성SDI가 소유한 삼성물산 지분 4.73%,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1.37%를 끊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순환출자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대주주가 주식을 사들이거나 자사주를 취득해야 하는데 6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기 7300억 원, 삼성SDI 1조3200억 원, 삼성화재 3800억 원 등 모두 2조4300억 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순환출자는 계열사 간 지분출자가 ‘A사→B사→A사’로 이어지는 출자형태다. 계열사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지만 한 계열사가 부실해질 경우 다른 계열사가 동반 부실해질 우려가 있어 규제대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삼성그룹에 새로 형성된 순환출자 고리가 공정거래법상 해소 대상인지를 검토하고 있다.
통합 삼성물산 출범 이후 새로 생겨난 순환출자구조는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물산' 등이다.
공정위가 신규 순환출자에 대해 판단을 내릴 경우 삼성그룹은 내년 3월까지 계열사 지분 매각이나 합병 등을 통해 이를 해소해야만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