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당대표선거에서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득표를 받았다.
대선주자로 꼽혔지만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 당대표선거에서도
이낙연 의원과 큰 차이로 고배를 마시며 향후 정치적 행보에 부담을 안게 됐다.
30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김 전 의원은 원했던 정치적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 전 의원은 21.37%를 득표해 2위를 차지했다. 1위인
이낙연 의원의 득표율 60.77%와 비교하면 39.40%포인트 뒤져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김 전 의원의 득표율은 3위인 박주민 의원의 득표율 17.85%와도 차이가 3.52%에 불과하다.
게다가 세부적으로 득표내용을 살펴보면 김 전 의원은 대의원 투표를 제외하고 권리당원 투표, 국민 여론조사, 일반당원 여론조사 등에서 모두 박 의원에 밀렸다.
김 전 의원이 4선 의원과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지낸 당내 중진이고 박 의원이 정치경력 4년을 갓 넘은 재선 의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대표 선거결과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전당대회가 비대면 방식으로 치러진 점은 더욱 아쉬운 부분이다.
김 전 의원은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승부수를 던졌지면 '코로나 정국'은 그 메시지를 당원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게다가 전당대회조차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 전 의원이 현장연설에 강점이 있는 정치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강점을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전혀 활용하지 못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데 이어 당대표선거에서도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김 전 의원을 놓고 정치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이 민주당 내 영남권 대표 인물이라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김 전 의원도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해 대선에서 영남 300만 표를 책임지겠다”며 영남권 영향력을 내세우기도 했다.
게다가
이낙연 의원이 내년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대선 출마를 위해 당대표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김 전 의원의 정치적 선택지를 늘려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29일 당대표 선거를 마친 뒤 낙선인사에서 “이제 당력을 모아 ‘더 큰 민주당’을 이룰 때”라며 “지적과 비판을 끌어 안고 ‘새로운
김부겸’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일신우일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