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생명은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대표이사를 선임하려고 했으나 주주총회를 9월16일로 미뤘다.
▲ 이태운 DB생명 대표이사 사장.
임기가 끝난 이태운 대표이사 사장의 교체 가능성이 높은데 후임 인사를 놓고 고민이 깊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인사는 김남호 DB그룹 회장의 취임 이후 주력 계열사 대표 교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DB생명 대표 인사는 DB손해보험, DB금융투자 등 다른 금융계열사 대표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김남호 회장은 7월1일 취임한 뒤 13일 첫 경영진 인사를 실시했다. DB그룹 창업 50년 만에 2세경영으로 전환한 만큼 새 경영진을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급속히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당시 인사는 소폭에 그쳤다.
승진 대상자 대부분이 기존 자리를 유지한 채 직급만 한 단계 올라갔는데 이를 두고 각 계열사의 세대교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우선 이태운 사장은 이번에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이 사장은 2014년에 처음 대표로 취임해 6년 동안 대표를 맡고 있다. 이 사장은 1982년 동부화재(DB손해보험)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그룹에 몸담았다. 1958년에 태어나 나이도 적지 않은 편이다.
이 사장의 후임으로는 DB손해보험 부사장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DB손해보험이 DB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규모가 가장 큰 만큼 핵심인재도 여럿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 역시 DB손해보험 부사장 출신이다. 이 사장 직전에 DB생명을 이끌었던 이성택 부회장 역시 DB손해보험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DB손해보험 부사장은 2분기 말 기준으로 무려 7명에 이른다.
경영지원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만 부사장, 법인사업부문장을 맡고 있는 정종표 부사장, 연구원 출신의 유용주 부사장, 감사실장을 맡고 있는 조원성 부사장, 신사업부문장을 맡고 있는 박제광 부사장, 전략사업부문장을 맡고 있는 김춘곤 부사장, 고객상품전략실장을 맡고 있는 박성식 부사장 등이다.
이 가운데 1954년에 태어나 나이가 다소 많은 김영만 부사장과 연구원 출신인 유용주 부사장은 사실상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그동안과 달리 DB생명 내부에서 승진해 대표를 맡을 가능성도 있다.
DB생명에는 권영진 부사장과 이재욱 부사장 등 2명의 부사장이 있다. 권영진 부사장은 DB생명에 오래 몸담았고 이재욱 부사장은 DB손해보험 출신으로 2014년 DB생명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태운 사장을 시작으로 다른 계열사에서도 순차적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DB그룹에는 유독 장수 CEO가 많은 편이다. 김준기 전 회장이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난 데다 김남호 회장이 젊은 편인 만큼 베테랑 경영인들이 가교 역할을 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