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SK텔레콤 자회사 원스토어의 상장주관사 선정 경쟁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원스토어 상장주관사로 선정되면 SK텔레콤이 다른 자회사들의 상장을 추진할 때 주관사 선정에서 유리할 수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가 상장을 본격화하면서 주관사 자리를 놓고 증권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원스토어는 국내 3사 통신사와 네이버가 손잡고 내놓은 토종 애플리케이션 마켓이다. SK텔레콤이 올해 6월 말 기준 52.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최근 주요 대형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했다”며 “프레젠테이션 일정 등 다른 세부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이 요청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원스토어는 이르면 2021년 상반기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원스토어 상장주관사단에 합류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이 원스토어 상장주관사 자리를 차지하면 앞으로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SK텔레콤 자회사 및 SK그룹 계열사의 상장주관 경쟁에서 더욱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스토어는 SK텔레콤 자회사 가운데 상장을 추진하는 첫 번째 회사다. 자회사 상장이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통한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주요 수단이 될 수도 있는 만큼 SK텔레콤은 자회사들의 상장을 줄줄이 검토하고 있다.
하형일 SK텔레콤 코퍼레이트2 센터장은 6일 SK텔레콤 2분기 실적발표 뒤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원스토어와 ADT캡스를 필두로 웨이브,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 주요 회사의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SK그룹이 SK실트론, SK건설, SKE&S, SK팜테코, SK플라즈마 등 비상장계열사의 상장도 잇따라 추진할 것이라는 시선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런 기업은 대부분 조 단위의 기업가치가 예상되기 때문에 주관사 자리를 놓고 증권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 기업의 상장 과정에서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증권사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또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은 아무래도 주관 경험이 많은 증권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주관사로 선정될 가능성은 비교적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상장주관 시장에서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이른바 ‘빅3’로 꼽히는 강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상장주관시장에서 주관건수 기준으로 모두 21개 기업의 상장주관사를 맡으면서 NH투자증권(13건)을 크게 앞섰다. 상장주관건수는 2016년부터 4년 연속으로 1위다.
주관실적 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에 9442억 원 규모의 주관실적을 거두면서 NH투자증권(1조3175억 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렸던 SK그룹 계열사 SK바이오팜의 공동주관사를 맡아 공모 과정에서 역대급 흥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 경쟁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원스토어 상장주관 경쟁에 참여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스토어 지분 27.7%를 보유한 2대주주 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 지분 7.34%를 보유하고 있어 이해관계인으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SK그룹 계열사들의 상장주관사로 연달아 선정되는 등 SK그룹과 우호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원스토어 상장주관사 선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최근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상장 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공동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각각 대표주관사와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SK바이오팜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주관사단에 모두 합류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