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가 추진하는 경영정상화가 갈수록 험난해지고 있다.
조선해운업황 부진으로 기존 발주 물량이 계속 취소되면서 조선3사의 경영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러도 2017년은 돼야 조선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
|
|
▲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당장 생존을 위한 자구노력도 버거운 상황에서 외부 환경마저 조선업계 경영정상화에 어려움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3사는 최근 계약 해지가 잇따르면서 실적 부담을 떠안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4일 흑자였던 3분기 실적을 적자로 정정했다. 미국 퍼시픽드릴링으로부터 드릴십 건조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당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3분기에 흑자를 내면서 한숨을 돌렸으나 손실충당금이 더해지면서 적자를 피해가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이3분기 적자폭을 6784억 원에서 8976억 원으로 정정했다. 현대중공업은 반잠수식 시추선 계약해지를 3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삼성중공업은 3분기 흑자를 냈고 현대중공업은 4분기에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상황이었으나 예기치 못한 대규모 계약 취소로 실적에 먹구름이 꼈다.
대우조선해양도 다르지 않다. 대우조선해양은 드릴십 건조계약 해지로 3분기에 손실규모가 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선주 쪽의 일방적인 계약해지는 아니었지만 선주사가 건조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계약을 해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완공한 드릴십을 매각해 건조 대금 회수를 시도했지만 매각이 여의치 않으면서 3분기 손실규모가 불어났다.
조선3사는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잠재부실을 모두 반영해 추가 손실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계약 취소가 계속 발생한다면 추가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저유가와 경기침체로 선주사들의 자금난이 극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계약 취소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다.
본계약 취소는 아니지만 옵션 계약이 취소되는 경우도 나타났다. 세계 최대 해운회사인 머스크는 최근 국내 조선사와 맺은 대형 컨테이너선 옵션 계약을 포기하거나 유보했다.
머스크는 6월 대우조선해양과 1만9630TEU급 컨테이너선 11척 건조계약을 맺으며 6척 추가발주 옵션을 더했다.
머스크는 7월 현대중공업과 맺은 1만4천TEU급 컨테이너선 9척 건조계약에도 8척의 옵션을 포함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대우조선해양과 맺은 옵션은 포기하고 현대중공업과 맺은 옵션은 유보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옵션 계약일 뿐 기존에 맺은 본계약에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옵션계약은 기존 수주실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취소된다 해도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실적에 포함되는 본계약 물량은 정상적으로 건조되고 있으며 예정기일까지 인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계약 취소가 당장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 해도 머스크의 옵션 포기는 간과할만한 사안은 아니다.
머스크는 앞으로 2년 동안 2만3천 명의 직원 가운데 4천 명 이상을 줄이고 2억5천만 달러의 비용을 감축하는 내용의 긴축경영을 시도하면서 발주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그동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100척 이상의 선박을 발주한 한국 조선업계 주요 고객사다. 머스크가 발주 물량을 줄이면 국내 조선산업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