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이 설립한 보험판매 자회사 신한금융플러스가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보험사업라인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 뒤 조직체계를 일원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을 줄이고 신한금융 보험사업영역을 손해보험까지 확장하며 디지털 영업채널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성원 신한금융플러스 대표. |
19일 신한생명에 따르면 신한금융플러스는 영업 방식과 금융소비자 보호, 디지털기술 활용 등 측면에서 기존 보험사와 차별화된 판매체계 구축을 목표로 추진한다.
신한생명은 18일 자본금 100%를 출자해 설립한 보험판매 자회사 신한금융플러스를 출범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최근 보험업을 포함한 신한금융그룹 주요 사업라인 재편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신한금융플러스 설립도 이런 변화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조 회장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일을 내년 7월1일로 결정하고 통합작업에 속도를 내는 만큼 두 회사가 모두 대규모 조직개편 등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 과정에서 해결해야 하는 가장 큰 과제는 보험설계사 영업체계 및 성과금을 포함한 보수체계를 일원화하는 일로 꼽힌다.
보험영업 방식과 보수체계를 신한생명 중심으로 일원화한다면 대체로 보수가 높은 편이었던 오렌지라이프 설계사들이 반발해 이탈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렌지라이프가 외국계 보험사였던 만큼 조직문화와 조직체계도 신한생명과 다른 부분이 많다.
신한금융이 이런 상황을 고려해 신한생명플러스로 오렌지라이프 설계사를 흡수하며 이탈을 방지하려는 목적을 두고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신한금융플러스가 신한생명과 다른 보수체계를 두고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로 한 만큼 오렌지라이프 설계사 반발을 줄일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한생명 관계자는 "보험판매 자회사 설립은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 전부터 추진되던 일"이라며 "오렌지라이프 설계사가 이동할 가능성은 있지만 신한금융플러스 설립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한금융플러스가 신한금융그룹에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을 확정한 뒤 설립된 만큼 결과적으로 원활한 합병이 이뤄지는 데 기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신한금융플러스는 신한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손해보험업으로 보험사업영역 확장을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핵심적 기능을 할 자회사로 떠오르고 있다.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신한금융플러스 설립을 발표하며 인공지능 등 디지털기술과 보험사업을 연계하는 인슈어테크를 보험상품 추천과 판매 등 과정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인공지능을 통한 고객 분석과 추천서비스를 도입한다면 가입자 수요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고객 확보에 유리하고 마케팅 등 비용도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신한금융이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맞춰 계열사 업무 전반에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이를 통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흐름과 일치한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 보험사업라인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지난 임기부터 오랜 과제로 안고 있던 손해보험업 진출 가능성도 적극 검토할 공산이 크다.
신한금융플러스는 이르면 8월 안에 손해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생명보험사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한계를 넘어 손해보험상품 판매까지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한금융이 이를 바탕으로 손해보험업 분야 노하우를 확보해 사업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거나 제휴사와 협력으로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한금융플러스 수장에 오른 이성원 대표는 신한생명에서 전략기획팀장을 맡으며 오랜 기간 디지털서비스 확대 등 사업전략 수립과 실행을 주도해 왔다.
신한금융플러스가 신한금융 보험사업 재편 과정에서 갈수록 큰 역할을 담당하면서 이 대표도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