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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전투기 논란 점입가경, 자체개발 가능한가

김재창 기자 changs@businesspost.co.kr 2015-11-03 18: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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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전투기 논란 점입가경, 자체개발 가능한가  
▲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오른쪽)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사업(KF-X) 1차 진상조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형전투기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한국형전투기사업의 핵심기술 90%를 보유하고 있다는 정부 발표가 거짓이라고 야당이 주장하자 방위사업청은 즉각 반박했다.

한국형전투기사업의 논란이 ‘진실공방’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는 것이다.

◆ 방사청, KF-X 핵심장비 국내개발 가능

방위사업청은 3일 AESA(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를 비롯한 한국형전투기(KF-X) 핵심장비를 사업 예산안의 범위에서 국내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이날 내놓은 입장자료에서 "AESA 레이더 및 IRST(적외선탐색 추적장비)의 국내개발에 관해서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유관기관 등의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총 사업비 범위 내에서 체계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방사청의 입장자료는 정부가 보유한 한국형전투기사업의 핵심장비 기술수준이 선진국의 14%에 불과하다는 정의당의 '한국형 전투기 1차 진상조사 결과'에 대한 반박형식으로 나왔다.

방사청은 "정의당이 언급한 14%는 지난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조사에서 AESA 레이더의 일부 기술과 관련한 국내 특정 방산업체의 자체 기술수준으로 파악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정부는 경공격기 FA-50을 비롯한 항공기 연구개발과 ADD 주관으로 진행한 한국·인도네시아의 한국형전투기 공동탐색개발 등을 통해 한국형전투기사업 개발에 필요한 기술의 90% 이상을 확보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 “핵심기술 90% 보유는 거짓”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은 2일 국회에서 ‘한국형전투기사업 1차 진상조사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90%의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정부의 주장은 객관적 기술성숙도 조사가 아니라 연구원과 업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그야말로 주관적 평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단장은 “2014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주관 아래 항공전자분야 객관적 기술성숙도를 조사한 결과 국내기술 수준이 14%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은 10월28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국형전투기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412개 분야의 기술이 필요한데 이 가운데 90%는 이미 가지고 있고 나머지 10%는 절충계획을 통해 받거나 해외협력을 통해서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한국형전투기 논란 점입가경, 자체개발 가능한가  
▲ 10월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부, 방위사업청, 병무청 등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관련 현안보고에서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오른쪽)이 마이크를 잡고 있다. <뉴시스>
김 단장은 "필요한 기술의 90%를 이미 확보했다는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조사결과는 학생이 시험에서 90점을 받았다는 것이 아니라 전체 출석 일수의 90%를 출석했다는 의미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김 단장은 "국방부와 국방과학연구소가 이런 허구적 자료를 통해서 박근혜 대통령을 기망하고 이제 국회와 언론, 국민까지 속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은 대통령의 밀어붙이기식 진행, 기술 보유수준에 대한 조사결과 왜곡, 졸속적 의사결정 등을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김 단장은 "한국형전투기의 비극은 2013년 한국 공군의 차기전투기(FX) 대상 기종으로 선정되었던 F-15SE를 석연치 않은 이유와 초법적 과정을 통해 탈락시키고, 이듬해 기술이전과 가격 면에서 모두 불리한 록히드마틴의 F-35A로 갑자기 변경된 데서 시작됐다"며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을 비롯한 관련자를 박근혜 대통령이 엄중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KAI, 자체 기술개발 어렵다 판단

한국형전투기사업의 한 주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한국형전투기 핵심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항공우주가 지난해 3월 작성한 문건에 따르면 AESA(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등 핵심장비는 우선 완제품으로 구매해야 한다고 돼 있다. ‘기술개발 기간이 짧아 사업위험이 크다’는 게 이유다.

보고서에 과거 ‘흑표’전차의 엔진을 개발하려다 지연돼 전력화에 차질을 빚은 사례도 언급돼 있다.

한국형전투기 핵심기술을 우리 힘으로 자체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이미 1년 전 한국항공우주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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