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이 3월 취임 뒤 강점으로 주주회사의 다양함을 내걸었다. 이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 행장은 1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주사들과 시너지를 통해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겠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케이뱅크> |
이 행장은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와 다르게 주주사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며 "KT와 비씨카드, 우리금융그룹, NH투자증권 등 주주사가 맡고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케이뱅크의 청사진을 내놓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케이뱅크가 7월 초 영업을 재개하며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점에 고무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7월 한달 동안 하루 평균 고객 유입수가 6월보다 10배 증가하고 여신 1700억 원, 수신 4800억 원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다만 케이뱅크는 영업재개 한 달이 지났을 뿐이어서 이 행장이 가야할 길은 여전히 멀다.
케이뱅크 주주사들은 앞서 케이뱅크 영업재개를 위한 유상증자에 주저하는 태도를 보였다. 케이뱅크가 자본 확충길이 막혀 사실상 영업을 중단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판도가 급변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보다 늦게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가입자 수 1254만 명을 넘어섰다. 2019년 이후 순이익 흑자로 전환한 데 힘입어 올해 하반기부터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영업을 재개한다해도 차별화된 청사진이 없다면 카카오뱅크를 추격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이 행장은 주주사와 시너지를 통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정보통신기술과 플랫폼에서 강점을 보유한 KT와 BC카드, 전통적 금융업에서 금융노하우를 보유한 우리금융그룹 등 주주사들과의 시너지로 카카오뱅크 추격에 고삐를 죌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기술력에서는 카카오뱅크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주주사와 시너지로 케이뱅크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이날 2년에 걸쳐 공들인 비대면아파트담보대출을 선보였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4월 주택담보대출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이르다는 태도를 보였다.
케이뱅크가 개인신용에서는 카카오뱅크와 이미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먼저 시작하며 추격의 기틀은 마련한 셈이다.
이 행장은 비대면아파트담보대출을 놓고 우선 대환대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대출신청까지 필요한 서류와 기간을 단축하는 등 편리성을 높였다.
2019년 기준으로 국내 주택담보대출 시장은 630만 명, 748조 원에 이른다. 하지만 준비서류 10종과 은행서류 18종 등 대출신청에 필요한 서류가 많아 서류준비에 2일 이상이 소유되고 대출까지 1주일 이상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케이뱅크는 이 과정을 사전심사 3분과 대출완료까지 2일 안에 진행하는 비대면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저금리 연 1.64%에 최대 한도 5억 원을 제공한다.
이 행장은 앞서 선보인 개인신용대출 상품 3종과 비대면아파트담보대출 상품 등 기존에 케이뱅크가 준비했던 상품에 추가적으로 주주사와 연계한 금융상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KT와 BC카드를 통해 플랫폼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이 행장은 "KT는 대리점과 온라인에서 1천만 명 이상 접속하는 앱을 보유하고 있고 BC카드도 페이북이라는 금융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며 "KT와 BC카드의 플랫폼을 활용해 결합상품을 선보이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KT의 통신데이터와 BC카드가 보유한 가맹점 데이터를 연계한 신용평가모델 고도화도 주주사 시너지 방안으로 꼽았다.
이 행장은 주주사와 시너지를 통한 차별화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시장을 넓혀나가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전체 은행업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 정도"라며 "그동안 카카오뱅크가 독보적 위상 만들었지만 앞으로 케이뱅크도 인터넷전문은행시장을 넓히는데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