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민간기업과 함께 개발한 건축기술이 국토교통부의 건설 신기술로 지정됐다.
토지주택공사는 3일 비티이엔씨, 현대엔지니어링, 삼표피엔씨와 공동개발한 ‘매입말뚝 지지력 조기 확인을 위해 말뚝 중공부에 용수가열 히터를 이용한 시멘트풀 고온양생방법’이 국토교통부 건설 신기술 제891호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민간 기업과 함께 개발해 국토교통부 건설신기술 제891호로 지정된 '매입말뚝 지지력 조기 확인을 위해 말뚝 중공부에 용수가열 히터를 이용한 시멘트풀 고온양생방법' 기술 설명도. <토지주택공사> |
국토부는 건설사업 발주처에 건설 신기술을 우선적으로 적용하도록 권고한다. 건설공사 입찰 참가자격을 사전심사할 때도 이 기술을 활용하는 건설사에 가점을 준다.
매입말뚝은 국내 건축·토목공사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공공주택·교량 등의 기초 구조물을 말한다. 지반에 구멍을 뚫어 말뚝을 꽂은 뒤 말뚝과 구멍 사이를 시멘트풀로 메꾸는 방식으로 설치된다.
매입말뚝이 구조물을 안전하게 지지하려면 시멘트풀의 적절한 양생(굳히기)과 지지력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품질을 관리해야 한다. 기존에는 시멘트풀 양생에 7일이 걸려 말뚝의 지지력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들어갔다.
이번에 토지주택공사가 민간 기업과 함께 개발한 신기술은 말뚝 중앙의 빈 공간에 물을 채운 다음 전기히터로 가열해 말뚝 주변의 시멘트풀을 고온으로 굳히는 기술이다. 시멘트풀은 온도가 높을수록 빨리 굳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 신기술을 쓰면 시멘트풀이 빠르게 굳으면서 말뚝 지지력을 하루 만에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사기간을 단축하면서 과다한 시공도 막을 수 있다.
토지주택공사는 2015년부터 민간기업들과 함께 이번 신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면서 가장 적절한 굳히기 온도와 가열방법, 스마트 온도제어 측정방안 등을 시험해 왔다. 2019년 7월 건설신기술 지정을 신청한 이후 국토부 심사를 거쳐 이번에 성과를 냈다.
이번 신기술 지정은 토지주택공사가 2010년 출범 이후 개발에 참여한 기술 가운데 국토교통부 건설신기술로 이름을 올린 첫 사례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이번 신기술은 공기업과 대기업, 중소기업이 협력해 개발한 동반성장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공동 지정기관들과 함께 신기술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하면서 해외 보급 확산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