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시장에서 단독 영업중인 KT의 성장세가 매섭다. KT의 일평균 신규고객 유치수가 다른 회사들보다 두드러지게 높다.

이대로 가면 KT는 영업정지기간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30% 점유율을 회복하고 SK텔레콤은 50% 점유율 방어가 무너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경쟁사들은 불법 보조금을 이용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영업정지기간이 끝나면 이동통신3사들이 대대적으로 신규고객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여 시장점유율을 놓고 사활을 건 전쟁이 또 한차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 KT, 13일 동안 15만명 유치

KT는 단독영업기간 중 가입한 고객이 15만명을 넘겼다. 한국통신사사업자연합회가 12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KT는 단독영업 시작일부터 지난 9일까지 13일 동안 15만명이 넘는 번호이동고객을 유치했다.

이로써 KT는 영업정지기간 중 경쟁사들에 빼앗긴 고객을 완전히 회복했다. 또 점유율 30%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황창규 회장이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가 나온다.

KT 고객증가추이를 고려하면 단독영업기간 동안 모두 25만명 안팎의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SK텔레콤이 유치한 14만명, LG유플러스의 19만명보다 월등히 많은 수치다. 영업정지기간 최대의 수혜자는 KT라는 말이 나온다.

황 회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등 KT'를 외치고 있는 만큼 단독영업기간에 최대한 영업력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너진 점유율 30%를 회복하고 보다 높은 점유율을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KT가 월등히 높은 고객을 유치하면서 불법 보조금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경쟁사들은 “불법 보조금 투입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KT는 벌쩍 뛰고 있다. 임헌문 고객부문 부사장은 “KT의 영업력에 의한 것”이라며 “경쟁사에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 맞대응했다.

KT는 단독 영업기간 중 지난 9일까지 SK텔레콤의 고객 10만명을 유치하면서 SK텔레콤 점유율을 50% 이하로 끌어내렸다. 이에 따라 영업정지가 풀리는 5월19일부터 SK텔레콤도 점유율 회복을 위한 초강수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 단통법 시행까지 다섯달, 5:3:2 점유율 바뀔까

이동통신시장은 정해진 시장을 나누어 가지는 구조다. 한 회사가 시장점유율을 확장하면 다른 회사의 점유율은 줄어든다. 그동안 이동통신시장은 SK텔레콤 50%, KT 30%, LG유플러스 20%의 구조로 유지해 왔다. SK텔레콤과 KT는 50%와 30%를 방어선으로 쳤고, LG유플러스는 20%를 넘기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영업정지가 끝나는 5월19일부터 이 구조가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는 10월1일부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됨에 따라 그 이전까지 이동통신 3사 모두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단통법은 단말기의 출고가와 보조금, 판매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을 뼈대로 하는 법이다. 단통법에 명시된 규정을 어길 경우 통신사뿐 아니라, 대리점, 판매점, 제조사도 위법행위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불법보조금에 대한 제재가 훨씬 강화된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이 시행되면 점유율 확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단통법 시행 전 점유율 확장에 매진하는 양상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단동법 시행 전 과징금이나 징계를 감수하더라도 점유율 전쟁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이동통신 3사는 단통법 시행 전이 사실상 시장점유율을 마지막으로 흔들 수 있는 기간”이라며 "최악의 경우 과징금을 내더라도 가입자를 최대한 확보하러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