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가 이흥구, 배기열, 천대엽 등 3명으로 좁혀졌다. 권 대법관은 9월 퇴임한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23일 오후 대법원 회의실에서 국민들의 천거로 추천된 대법관 후보자 30명 가운데 3명을 선정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고 24일 밝혔다.
▲ (왼쪽부터) 이흥구 부산고법 부장판사, 천대엽 서울고법 부장판사, 배기열 서울행정법원장. |
대법원장은 7일가량 검토 과정을 거친 뒤 1명을 대법관 후보로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후보자로 선정된 3명은 모두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50대 영남 출신의 남성 법관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흥구 부산고법 부장판사는 울산지법 부장판사, 대구고법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20여년 동안 대체로 부산, 창원, 대구 등에서 판사를 지냈다.
이 부장판사는 한국전쟁 때 보도연맹원이라는 이유로 사형을 당한 사람들의 재심청구를 받아들여 64년 만에 처음으로 재심 개시 결정을 했다.
1990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는데 대학 재학 때인 1985년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사건에 연류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인물이 대법관으로 제청되거나 임명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대엽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으며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형사합의부 경험이 많아 형사법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천 부장판사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 경호처를 이끈 김인종 전 경호처장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김 경호처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경호처에 떠넘겨 국고손실을 초래한 혐의를 받는다.
배기열 서울행정법원장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역임했다.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논문 조작사건’ 등의 재판을 담당하기도 했다.
지적재산권 분야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법관들의 연구모임인 '지적재산권법 연구회'에서 2년 동안 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추천위는 국민이 천거한 후보자들의 판결, 업무내역, 재산, 관계, 처벌전력, 병역 등 자료를 바탕으로 자질과 능력, 도덕성 등 대법관으로서 자격성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추천위는 "사회적 약자·소수자 보호와 공정함을 실현할 능력과 자질,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통찰력과 사회의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는 식견 등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는 후보들을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장이 최종후보 1인을 추리는 동안 추천위는 법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30일까지 후보자에 관련한 의견을 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예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