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자산운용사인 템플턴자산운용이 대림산업 주요주주에 올랐다.
템플턴자산운용은 대림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올해 대림산업의 경영승계를 마무리했는데 아직 탄탄한 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해 템플턴자산운용의 지분 확보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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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
26일 대림산업에 따르면 템플턴자산운용은 최근 운용펀드 18곳을 통해 대림산업 지분 5.07%를 확보해 주요주주 지위에 올랐다.
템플턴자산운용이 대림산업 지분을 5% 이상 확보한 것은 2002년 5월 이후 13년만이다.
템플턴자산운용은 “펀드 투자 고객을 위해 최상의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이라며 “대림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칠 의도나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템플턴자산운용은 “투자대상기업이 최선의 지배구조원칙에 따라 운영될 수 있도록 소수주주권 행사로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주주로서 권리 행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템플턴자산운용은 “직접 이사를 지명할 의도는 지니고 있지 않지만 경우에 따라 적임자라고 판단하는 이사 후보를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템플턴자산운용은 실제로 이전에도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한 적이 있다. 템플턴자산운용은 2004년 KCC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 등에 반대 의견을 냈고 2005년 휴켐스 이사선임에도 반대했다.
대림산업이 경영승계 과도기에 있기 때문에 템플턴자산운용의 지분확대를 간과할 수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특히 템플턴자산운용이 지배구조와 관련해 적극적인 권리행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올해 경영승계를 마무리했다. 대림산업의 최대주주인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I&S를 흡수합병하면서 이 부회장은 대림코러퍼이션 지분 52.26%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대림산업의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산업 지분 22.14%만을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해도 23.99%에 불과하다. 안정적인 지분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대림산업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주주는 국민연금(11.49%), KB자산운용(8.07%), 그리고 템플턴자산운용이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합하면 오너 일가 지분을 넘어선다.
이 때문에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이 부회장이 대림산업에 대한 지배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림산업 주가가 저평가된 지금이 적기라는 의견도 있다.
대림산업은 템플턴자산운용의 지분확대에 대해 “단순히 주요주주로 지분을 늘린 것”이라면서 특별한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최대주주 지배력 강화에 대해 “아직 그런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템플턴자산운용은 이전에 현대산업개발의 최대주주까지 오른 적이 있다.
템플턴자산운용은 2001년부터 현대산업개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2010년 17.43%의 지분으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17.06%)를 넘어섰다.
그러자 템플턴자산운용이 정 회장의 경영권을 공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으나 템플턴자산운용은 별다른 경영 간섭을 하지 않았다. 템플턴자산운용은 2013년부터 현대산업개발 지분을 매각해 현재는 8% 수준까지 지분율을 낮췄다.
템플턴자산운용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자산운용사로 전세계 85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계 자산운용그룹인 프랭클린템플턴에 속해 있다.
템플턴자산운용은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도 활발해 현재 휠라코리아(12.34%), 현대산업개발(8.58%), LF(5.94%), 대우조선해양(5.21%)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