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국내 5개 증권사의 신용등급을 재확인하고 신용등급 전망을 조정했다.
22일 무디스는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4개 증권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에서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안정적' 전망은 기업이 향후 12~18 개월 동안 위험 선호, 자금조달 및 유동성이 추가적으로 약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반영한다고 무디스는 설명했다.
무디스는 '부정적' 전망을 받은 한국투자증권과 관련해 리스크 축소계획 지속 여부와 자금조달, 위험선호, 레버리지와 관련된 규제조치의 효과를 향후 12~18 개월에 거쳐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신용등급은 모두 유지됐다. 증권사별 신용등급을 살펴보면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은 A3, NH투자증권은 Baa1,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Baa2다.
한국투자증권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이유와 관련해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이 추진하고 있는 위험 축소조치의 지속가능성 및 효과성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반영했다"며 "건전성 규제 조치가 발표되지 않은 다수의 고위험 부문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의 모기업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지원 가능성을 고려한 등급 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이 자산 및 이익 기여 측면에서 그룹 내 주된 계열사라는 이유에서다.
무디스는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12~18개월동안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KB증권은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이익이 취약하고 변동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더해 대규모 회사채 보유와 지속적 발행어음 발행에 따른 높은 위험선호, 보통 수준의 유동성 및 자금조달 구조가 반영돼 독자신용도는 한단계 하락했다.
다만 무디스는 모기업인 KB금융지주의 지원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해 KB증권의 기업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무디스는 "KB금융지주가 KB증권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며 "KB증권이 그룹에서 지니는 전략적 중요성과 이익기여도, KB증권의 위기 발생시 그룹의 평판 리스크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경쟁사 대비 높은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고 이익의 변동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위험 선호 수준은 보통 수준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KB증권과 마찬가지로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NH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위험 선호가 높았지만 유동성과 자금조달 능력, 이익과 변동성이 모두 보통 수준이었다고 무디스는 평가했다.
국책은행인 농협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한 모기업 농협금융지주의 지원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도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삼성증권은 위험 선호도와 이익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보통수준의 이익과 자금조달 능력 및 유동성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다. 모기업인 삼성생명의 지원 가능성은 보통수준으로 나타났다.
무디스는 이번 신용 전망 조정과 관련해 한국 증권산업의 영업환경과 관련한 무디스의 평가가 하향 조정되거나 정부의 지원을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규제체제가 변경되면 개별회사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