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해외사업장 부실이 삼성엔지니어링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자본잠식 위기에 처했다.
삼성그룹 안에서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결국 '올 게 왔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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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왼쪽)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2014년 9월 기업설명회에서 합병계획을 밝히고 있다. |
삼성엔지니어링은 22일 올해 3분기 1조5127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당기순손실도 1조3342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3분기 입은 손실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그동안 최대위기였던 2013년 3분기 영업손실이 7468억 원이었는데 이번 영업손실은 그때의 두 배를 넘는다.
2011년과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에서 수주한 프로젝트들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다. 해당 공사들은 무리한 저가수주로 원가율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저유가가 겹치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손실을 입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가스플랜트 패키지, 아랍에미리트 타크리어 CDBC 정유공장,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화력발전소 등 3개 공사에서 1조 원의 손실을 냈다. 이라크 바드라 가스 프로젝트와 사우디 마덴 알루미늄 프로젝트에서도 각각 1200억 원, 1400억 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매출도 급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85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61.2% 줄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4조472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5% 감소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자본총계는 2분기 말 기준 1조334억 원인데 1조5천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면서 완전자본잠식 위기에 빠졌다.
2분기 말 기준 삼성엔지니어링의 부채비율은 492%로 높은 편인데 이번 손실로 부채비율이 더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날 삼성엔지니어링 장기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 가능성과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 해외 프로젝트 수익성을 살피면서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주식시장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18.81% 하락한 2만5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코스피 상장기업 중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