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제금융점검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자금지원 방안이 보류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가능성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22일 비공개로 열린 경제금융점검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퍼주기식 지원을 지양하고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결국 독자생존 가능성을 높여 매각을 추진하려는 뜻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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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대우조선해양이 2분기 대규모 부실을 발표한 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실사에 들어가면서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금융위원회가 2015년 예산안에 대우조선해양 매각주간사 수수료를 포함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연내 매각설을 뒷받침했다.
대우조선해양 시가총액은 현재 1조3천억 원 수준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31.5%와 금융위원회 지분 12.2%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다 해도 1조 원에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이 3분기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내게 되면 회사가치는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은 2008년 한화그룹에 대우조선해양을 6조 원대에 매각하려고 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산업은행이 기대하는 매각가치와 현재 시장가치는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무리하게 끌고가기보다 낮은 가격이라도 매각하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업은행이 일부 지분 매각과 배당 등으로 이미 공적자금 회수를 거의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대규모 적자는 산업은행 관리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라며 “결국 매각할 수밖에 없지만 문제는 매각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대우조선해양을 실질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곳이 있을지도 관건이다. 국내 조선업계가 모두 적자에 신음하고 있어 선뜻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겠다고 나설 만한 곳을 찾기 어렵다.
일각에서 과거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그룹이 인수후보로 거명됐으나 한화그룹은 인수설을 부인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삼성그룹 계열사 4곳의 인수와 면세점 진출 등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여력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에서 현대차그룹이나 포스코그룹 등도 인수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해외에 매각하기도 쉽지 않다.
러시아 국영석유회사인 로즈네프트가 2013년 대우조선해양에 관심을 보였으나 정부가 방산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을 해외에 매각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무산됐다.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을 대표하는 회사를 외국에 파는 데 대해 정부는 물론이고 노조와 지역사회도 거부감이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