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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은 2011년 글로벌 200호점 오픈을 맞아 열린 중국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2018년까지 해외 700개 매장에서 25조 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뉴시스> |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가시방석에 앉아있다. 롯데마트가 롯데쇼핑 실적부진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중국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쇼핑 1분기 매출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매출액은 6조7859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5% 줄었다. 영업이익도 3182억 원으로 7.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줄어도 매출액은 쉽게 줄지 않는 유통업계 사정에 비춰보면 이번 실적이 그만큼 안 좋다는 의미다.
롯데쇼핑의 매출부진은 롯데마트 때문이다. 백화점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0.5%, 0.7% 증가했다. 하지만 롯데마트가 담당하는 할인점에서 매출 2조1920억 원, 영업이익 340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각각 7.3%, 45.6% 감소했다.
롯데마트 매출감소는 국내에서 강제휴무 확대정책으로 사업에 활력을 잃은 탓도 있지만 더 큰 원인은 해외사업에 있다.
롯데마트는 중국 등 해외법인의 적자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커졌다. 해외법인의 1분기 적자는 34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651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8.9% 줄었다. 중국에서 점포를 계속 폐쇄하면서 재고평가 손실이 지속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는 지난달에도 중국에서 4개 점포의 문을 닫았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는 롯데마트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면서 2분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2분기까지 중국 소비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중국사업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어 손익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마트는 2007년 중국을 시작으로 공격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2008년 10월 인도네시아 마크로와 2009년 10월 중국 타임즈를 인수했다. 또 지속적으로 자체운영 점포를 내면서 현재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150여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점포보다 더 많다. 이 가운데 중국점포는 107개로 가장 많다.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규모의 경제를 키우기 위해 점포를 늘려 왔다. 하지만 이제 중국 현지화 등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마트 실적 개선을 위해 차별화된 상품구성과 해외사업장의 운영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지난 3월 임원회의를 열어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그는 “지금은 전례없는 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모든 임직원들이 서로 고통을 나누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신규채용을 자제하고 예산집행도 보류하라”고 말했다.
노 사장은 8년째 롯데마트를 이끌고 있는 베테랑 CEO다. 그는 최근 ‘현장경영’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실적개선을 위한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보통 한국에서 오전 회의를 마친 후 오후에 중국으로 나가 현장을 살피고 당일 귀국한다. 노 사장은 최근 임원들에게 중국점포도 국내 지방 점포처럼 챙기라고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