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기업인 인텔이 PC용 반도체사업의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모바일 반도체사업 진출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텔이 모바일용 통신칩에 이어 AP(모바일프로세서) 개발에도 착수하면서 삼성전자에 직접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PC사업 부진에 모바일시장 진출
19일 외신을 종합하면 인텔이 PC용 반도체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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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 |
인텔은 올해 3분기 매출 145억 달러, 영업이익 42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8% 줄었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세계 PC시장이 축소되고 있어 인텔의 PC 관련 사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며 “인텔은 PC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테이시 스미스 인텔 CFO(최고재무책임자)도 “세계 PC시장 업황이 좋지 않다”며 “지금 인텔은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PC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부진한 사업을 개편하며 모바일사업 확대와 사물인터넷 관련사업 진출 등 신사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텔이 모바일 통신칩시장에 뛰어들어 그동안 약점으로 꼽혀왔던 모바일사업 역량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전문지 벤처비트는 “인텔이 1천 명 이상의 연구인력을 동원해 애플 아이폰에 공급할 통신칩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르면 다음해 생산되는 아이폰7부터 탑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에 탑재되는 LTE 통신모듈을 모두 퀄컴으로부터 공급받아 왔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의 통신칩 부품 공급에 인텔이 모바일사업의 미래를 걸고 있다”며 “인텔의 PC사업 부진을 만회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 AP시장 진출 타진, 삼성전자에 위협
인텔이 모바일사업에 진출하며 통신칩에 이어 AP도 생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벤처비트는 “애플은 아이폰에 AP와 통신칩이 모두 합체된 통합칩을 개발해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인텔의 14나노 공정으로 통합칩이 위탁생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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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는 현재 14나노 공정을 이용해 애플의 아이폰6S에 탑재되는 AP ‘A9’을 대만 TSMC와 공동으로 위탁생산해 애플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벤처비트는 “삼성전자의 14나노 공정은 20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조정한 것에 불과하다”며 “인텔의 생산공정은 처음부터 14나노 기반으로 설계돼 완성도가 더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벤처비트는 인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인텔은 이미 14나노에 이어 10나노 공정 개발에도 착수했다”며 “애플이 인텔의 AP 공정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인텔이 이르면 2년 안에 10나노 공정으로 반도체 대량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4나노 공정에 이어 차세대 기술인 10나노 공정 개발에 주력하며 AP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텔이 자본력을 앞세워 AP시장에 뛰어든다면 삼성전자는 PC용 반도체사업에 이어 모바일 분야에서도 인텔의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인텔은 최근 마이크론과 협력해 PC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와 D램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3D크로스포인트’를 공개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텔이 PC용 반도체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신제품으로 시장 판도를 크게 바꿀 수 있다”며 “국내 반도체기업의 낸드플래시와 D램 사업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