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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은 7월, 인수 말만 하는 제주항공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0-06-26 16: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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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이 매각이라는 종착점까지 갈 수 있을까?

26일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 매각계약 종결시한이 29일로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협상 연장’과 ‘매각 합의’ 그리고 ‘매각 무산’ 3가지 시나리오가 다 나돌아 다니는 등 혼미하다.
 
이스타항공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은 7월, 인수 말만 하는 제주항공
▲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장.

제주항공은 ‘인수협상 연장’을 무게감 있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산업은행을 통해 1700억 원 규모의 인수지원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만큼 섣불리 인수 무산을 선언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제주항공이 맺은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양측이 합의하면 3개월의 기간을 두고 협상을 연장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아직까지 인수의지가 확고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인수를 향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당사자가 합의해야 계약이 종결된다는 공시사항 이외에는 인수와 관련해 더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이 현재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인데다가 항공기를 띄우지 못하고 있는 ‘셧다운’ 상태이기 때문에 계약 협상을 연장하는 것은 상당히 당혹스러운 선택지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1분기 자본총계가 -1042억 원을 나타내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여기에 이스타항공은 올해 3월 말부터 국내선과 국제선의 운항을 모두 중단한 상태에 놓여 있다.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운항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지상조업회사 등 협력업체에 200억 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현재 운영자금이 없어 외부 수혈을 받지 않는 한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매각협상이 3개월 연장된다고 하더라도 이스타항공이 버티면서 협상할 수 있는 시한은 7월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을 것으로 내심 계산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협상이 연장되면 이스타항공이 고사할 수 있는 상황까지 다다를 수 있는 만큼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스타홀딩스는 ‘매각 합의’에 사활을 걸고 있어 극적으로 매각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이스타홀딩스는 최근 제주항공에 추가로 인수대금 110억 원을 낮추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스타홀딩스 관계자는 “매각대금으로 책정된 545억 가운데 비용과 채무변제를 제외한 순수 최대주주의 몫으로 분류된 110억 원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라며 “매각협상 연장이 되면 이스타항공으로서는 버티기 어려울 수 있어 최대한 매각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매각계약이 순조롭게 끝나게 되면 이스타항공은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제주항공이 지명하는 새로운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게 된다. 또한 두 회사의 합병에 필요한 정관변경과 조직통합을 위한 작업이 이뤄지게 된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가 그동안 협상과정에서 보인 갈등에 비춰볼 때 ‘이스타항공 매각무산’과 관련한 시나리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스타홀딩스와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임금체불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2월 직원 임금의 60%를 체납한 데 이어 3월부터 3개월째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직원 1630여명의 체불액은 모두 28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제주항공이 5월부터 임금체불 문제를 두고 이스타홀딩스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며 기싸움을 이어가면서 양 측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 측이 그동안 협상과정에서 보인 갈등과 이스타항공의 재무적 상황, 항공시장의 현황 등을 살펴볼 때 거래무산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인수 후 통합과정(PMI)에서 임금체불 문제와 고용유지 문제는 계속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 이스타항공 매각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의 매각협상이 결렬되면 정부 지원을 통해 독자 생존을 찾거나 파산절차를 밟게 되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매각협상 결렬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정부 지원 없이는 독자생존을 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파산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매각협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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