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개발을 총괄하는 임원이 128단 낸드플래시를 통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최정달 SK하이닉스 낸드개발 담당은 26일 SK하이닉스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128단 4D 낸드 기술이 주요 생산라인에 적용되면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사업의 위상은 달라질 것”이라며 “글로벌 톱티어(최고 순위)에 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낸드플래시는 기본 저장단위 ‘셀’을 얼마나 집적하느냐에 따라 용량 등 성능이 달라진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셀을 수직으로 쌓는 3D적층기술을 개발해 낸드플래시 적층단수를 100단 이상으로 높였다.
SK하이닉스는 여기에 더해 셀 작동을 담당하는 주변부 회로를 셀 아래로 옮겨 반도체 면적을 줄이는 4D적층기술을 최근 상용화했다.
최 담당은 “규모에서는 조금 밀려도 기술력만큼은 업계 1위의 입지를 굳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몇 년 후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공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경쟁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128단 낸드플래시를 제외한 다른 제품군도 점차 고부가 제품 비중이 커지는 만큼 낸드플래시 흑자전환의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최 담당은 “96단 제품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현재 72단에서 96단으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수율(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도 이미 90%를 넘어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최 담당은 SK하이닉스 차세대 반도체 개발 부서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2017년에 미래기술연구원 낸드소자기술그룹 그룹장을 맡았고 2018년부터는 128단 4D 낸드 태스크포스를 맡아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최 담당이 개발한 128단 낸드플래시가 앞으로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느냐에 따라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실적의 개선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기준 낸드플래시시장 점유율 10.7%로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은 좋지 않다. 2019년 낸드플래시사업에서 영업손실 3조 원가량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