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0-06-23 17: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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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일반 공모주 청약 첫 날 청약증거금이 6조 원에 육박했다.
청약증거금은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 계약금 형식으로 증권사에 예치해야 하는 금액으로 청약금액의 50%다.
▲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 첫 날 경쟁률이 61.93 대 1로 집계됐다.
일반공모를 통한 391만5662주 모집에 2억4250만297주의 청약이 이뤄졌다. 청약증거금은 모두 5조9412억5727만6500원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경쟁률이 65.63 대 1로 가장 높았다.
NH투자증권에 몰린 청약증거금은 2조8974억 원으로 전체 청약증거금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을 보였다.
다음으로 한국투자증권 64.19 대 1, 하나금융투자 58.63 대 1, SK증권 47.02 대 1 순이었다.
이는 2016년 상장했던 바이오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모주 청약 첫 날 경쟁률 4.1 대 1, 청약증거금 9223억 원을 보였던 것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종 청약 경쟁률은 45.34 대 1, 청약증거금은 10조 원 정도로 청약 첫째 날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일반적으로 청약 마지막 날에 수요가 몰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SK바이오팜의 최종 경쟁률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큰 관심을 모았던 제일모직의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과 청약증거금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비교적 큰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상장했던 제일모직은 최종 청약 경쟁률 195 대 1을 보이며 30조 원에 가까운 청약증거금이 몰린 바 있다. 공모 첫 날의 청약 경쟁률은 38.8 대 1, 청약증거금은 6조194억 원이었다.
SK바이오팜 일반 공모주 청약은 24일까지 진행되고 공모주 배정 결과는 26일 발표된다. 청약증거금은 납입금으로 대체되고 50% 잔금을 추가 납부하면 된다.
SK바이오팜은 일찌감치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 가운데 ‘대어’로 꼽혀왔다. 다른 바이오 기업이 주로 임상 과정에서 미래 가치를 인정받아 공모에 나서는 데 반해 SK바이오팜은 이미 자체 개발한 신약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 기업가치를 최소 5조 원 이상으로 평가하면서 주가가 9만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을 놓고 청약이 가능한 증권사에 신규계좌를 개설하는 등 일반투자자들의 큰 관심이 몰렸다.
SK바이오팜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은 2종의 신약을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는 2019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은 뒤 2020년 5월 미국에 정식 출시됐다.
미국 제약회사 재즈파마슈티컬스에 기술 수출한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는 2019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은 뒤 2019년 7월부터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17~18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 예측에서는 국내외 1076개 기관이 참여해 835.6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공모 규모가 5천억 원 이상인 기업 가운데 최고 수준을 보였던 삼성SDS의 수요 예측 경쟁률 651 대 1을 넘어선 수치다.
또 기관투자자가 상장 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81.1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약 비율이 50%를 넘는 것은 이례적이다.
SK바이오팜 공모가는 희망밴드(3만6천 원~4만9천 원) 최상단인 4만9천 원으로 책정됐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물량 가운데 90%가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을 넘어 신청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