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SK하이닉스 선임사외이사는 18일 SK하이닉스 뉴스룸 인터뷰에서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굉장히 투명하고 선진화된 기업지배구조(거버넌스)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이사회 9명 중 6명이 사외이사이고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가 분리돼 있다.
이사회 산하에 감사위원회, 지속경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투자전략위원회 등을 두고 있다.
하 이사는 이를 두고 “경영진을 합리적으로 감독할 수 있는 구조”라며 “경영, 금융, 회계, 법률, 반도체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사외이사진이 이해관계자를 폭넓게 대변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사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신임 사외이사를 위한 오리엔테이션, 업계 동향과 산업의 미래 등을 주제로 한 정기 이사회 워크숍 등을 진행한다.
5월말 열린 상반기 워크숍에는 6명의 사외이사 전원을 비롯해 박정호 이사회 의장, 이석희 대표이사 사장, 오종훈 GSM담당 부사장 등 사내이사까지 모두 참석해 낸드사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놓고 열띤 논의를 벌였다.
6월부터는 매달 반도체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반도체산업을 향한 사외이사들의 이해를 높이도록 지원한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도입한 선임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사외이사회도 운영하고 있다. 월 1회 이상 열리는 사외이사회는 이사회 의안을 사전 검토하고 논의해 의사결정 독립성을 높였다.
하 이사는 “사외이사는 이사회 안건을 놓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아 이사회에서 바로 의사결정에 참여하면 피상적 의견만 낼 수밖에 없다”며 “여러 분야에서 모인 사외이사진이 다양한 시각에서 나온 의견을 공유하고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창환 사외이사는 사외이사회 활동을 SK하이닉스 사외이사 제도의 차별점으로 꼽았다.
신 이사는 “사외이사회는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안건을 놓고 의견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을 충분히 거친다”며 “적어도 SK하이닉스에서 이사회가 단순히 거수기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 이사는 사외이사로서 2017년 한미일 연합체를 꾸려 도시바메모리(현 키옥시아)에 투자 의사결정을 한 일을 가장 어려웠던 때로 기억했다.
신 이사는 “수많은 회의와 치열한 토론을 하는 동안 독립된 의사로 어떤 의견을 내야 할 것인가를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며 “SK하이닉스 역사에 하나의 모멘텀이 되는 순간이었기에 최종 의견을 조율하기까지 산고를 겪었다”고 돌이켰다.
하영구 SK하이닉스 선임사외이사는 국내 최장수 은행장을 지낸 금융분야 전문가다. 2001년 한미은행장을 맡아 씨티그룹에 인수된 뒤인 2014년까지 모두 13년간 씨티은행장으로 재직했다. 전국은행연합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을 맡고 있다. 2019년 SK하이닉스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신창환 SK하이닉스 사외이사는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다. UC버클리대학에서 전기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실리콘밸리 반도체칩 설계회사 자일링스에서 근무했다. 2017년 SK하이닉스 이사회에 합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