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조종사노조와 임금협상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조종사들의 이직률이 높아지면서 곳곳에서 인력 누출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종사들도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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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최근 2014년 임금협상안을 부결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조종사노조는 9월 기본급 동결을 뼈대로 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66.4%(376명)의 반대로 부결됐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임금협상안을 부결한 것은 노조가 출범한 뒤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은 대한항공이 기본급을 3.2% 올리기로 한 데 비해 아시아나항공이 몇 년째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기본급을 동결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에도 기본급이 동결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10년 동안 모두 다섯 차례 기본금이 동결된다. 이 기간에 대한항공은 네 차례 기본급이 동결됐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대한항공은 6월 2014년 임금과 단체협상을 타결했다. 당시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는 7개월 동안 줄다리기 협상을 벌인 끝에 기본급 3.2% 인상에 합의했다.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는 이달 15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2015년 임금협상을 시작한다.
조종사노조는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한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염진수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1일 조합원들에게 “이번 임금협상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며 “조종사의 이직 사태가 매우 심각한데 회사는 아직도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염 위원장은 “이번 임금인상안 제시는 조종사 이직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임금 인상률이 제시될 것”이라며 “회사가 지금의 사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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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 |
대한항공의 한국인 조종사 퇴사자는 2013년 26명에 그쳤지만 올해 들어 7월까지 42명으로 급증했다. 아시아나항공에서도 올해 들어 7월까지 29명의 한국인 조종사가 회사를 떠났다.
조종사 이직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자 국토교통부는 최근 대한항공에 인력유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조종사들은 이직의 원인을 단순히 임금에서 찾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종사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염 위원장은 8일 국토교통부 종합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종사 유출 문제에 대해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2∼3배 차이 나는 임금이지만 그것보다는 잘못된 기업문화 등 항공사에 대한 실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