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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영 웹젠 대표가 회사 로고가 새겨진 사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태영 대표가 이끄는 웹젠은 올해 게임시장에서 ‘오뚜기’ 같은 저력을 보여줬다.
김 대표는 출시 10년이 넘은 PC온라인게임 ‘뮤 온라인’의 지적재산권(IP)을 모바일버전으로 재해석해 국내와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김 대표가 웹젠의 부활을 이끈 사업전략이 주목을 받는다. 김 대표가 한국 게임기업의 중국 공략의 해법을 제시했다는 말도 나온다.
김 대표는 ‘해외시장 확대’와 ‘매출 다각화’로 웹젠의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뮤 오리진, 구글 이어 애플 마켓에서도 흥행
웹젠의 모바일게임 뮤 오리진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티스토리에 이어 뒤늦게 출시된 애플 앱스토어 마켓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웹젠은 지난달 23일 애플 앱스토어에 뮤 오리진을 출시했는데 하루 만에 매출순위 5위와 인기순위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10월3일 매출 1위에 올랐다.
뮤 오리진은 지난 4월28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우선 출시됐다. 그런데도 6개월이 넘어 애플 앱스토어에서 흥행에 성공한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웹젠은 구글 마켓에 뮤 오리진을 내놓기 전부터 별도의 이용자 웹카페를 만들어 운영했다”며 “이 게임이 구글 마켓에서 흥행할 때 애플의 아이폰을 쓰는 사용자들이 애타게 게임 출시를 기다렸다는 것을 웹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웹젠이 뮤 오리진을 애플 마켓에 내놓을 때 영화배우 장동건씨를 내세운 광고를 선보이는 등 신작을 내놓겠다는 각오로 덤벼든 것도 흥행에 한몫을 했다.
◆ 웹젠 경영성과 신바람
뮤 오리진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13일 기준으로 매출순위 4위에 올라 있는 등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뮤 오리진의 흥행은 중국에서도 장기화하고 있다.
웹젠은 국내에 이 게임을 출시하기 앞서 지난해 연말 중국기업 천마시공과 손잡고 ‘전민기적’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 내놨는데 현재까지 중국 애플 앱마켓 매출순위 10위 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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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젠의 모바일게임 뮤 오리진이 9월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된 뒤 빠른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영화배우 장동건씨가 출연한 뮤 오리진의 광고. |
뮤 오리진의 흥행에 힘입어 웹젠의 경영실적은 긴 부진에서 벗어났다.
웹젠은 뮤 오리진의 국내 실적이 반영된 올해 1분기 영업이익 79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웹젠은 뮤 오리진의 중국매출이 2분기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235억 원으로 급증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웹젠이 올해 상반기 뮤 오리진 게임으로 거둔 하루 평균매출만 7~8억 원 선”이라며 “역할수행게임(RPG) 장르의 특성상 높은 레벨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수익성이 높아지는 데다 9월 애플 앱스토어 진출 호재까지 겹쳐 웹젠의 하반기 실적이 더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 김태영의 필승전략, ‘지적재산권’ 활용
웹젠은 2001년 10월 출시한 PC온라인게임인 ‘뮤 온라인’(출시 당시는 뮤)으로 한때 승승장구 했다.
그러나 뮤 온라인을 잇는 신작을 내놓지 못 한 데다 모바일게임 유행에 대응하지 못해 부진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태영 대표가 꺼내든 전략은 ‘뮤 온라인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보자’였다.
국내 게임회사들이 대부분 기존 PC온라인게임과 절연을 선언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앞세운 신작 모바일게임을 내놓기 바쁠 때 김 대표는 회사의 최대 수익원이었던 뮤 오리진과 연계한 모바일게임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김 대표의 전략은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옛 뮤 온라인 게임의 인지도를 이용한 마케팅이 성과를 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매달 신작 모바일게임이 3천 개 이상 쏟아지는 시장”이라며 “경쟁은 치열하다 못해 처절한 판국인데 이용자들에게 친숙한 캐릭터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유리하겠느냐”고 말했다.
국내에 출시된 뮤 오리진의 경우 게임이 출시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30~40대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10여 년 전 PC방에서 즐겼던 게임에 대한 향수가 되살아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를 위한 웹카페가 활성화되고 회사가 이용자들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얻어 업데이트에 활용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다.
김 대표가 기존 PC온라인게임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하면서 신규 캐릭터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게임회사들은 이용자들이 기억하기 쉽고 편한 캐릭터를 개발하는데 많은 비용을 들인다. 전문 디자이너를 고용하거나 외주를 맡기는 것도 보편화한 방식이다.
그러나 웹젠의 경우 뮤 온라인의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어 캐릭터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게임성능 향상에 집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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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젠의 성과를 얘기할 때 중국시장 경쟁력을 빼놓을 수 없다. 웹젠 김태영 대표와 중국 게임회사 U9게임의 리우량 대표가 지난 6월1일 모바일게임 '용창각성'의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
◆ 중국공략 성공방정식 제시
김 대표가 내세운 중국공략 전략도 주목받는 대목이다.
국내 게임회사들은 그동안 중국 유통기업(퍼블리셔)과 협력하는 사업모델에 의존했다. 국산게임의 수준이 중국보다 높아 한국에서 흥행하면 중국에서 통할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을 앞세웠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회사들은 중국에 진출하려면 텐센트나 추콩 등 중국의 대형 게임 유통회사들과 손잡는 것이 필수였다.
그러나 이런 사업방식은 큰 위험성을 안고 있다. 중국 유통기업의 텃세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빛소프트는 올해 초 중국의 텐센트와 손잡고 중국시장에 모바일게임 ‘FC풋볼매니저’를 내놨지만 한 달 만에 텐센트가 게임의 현지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종료시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웹젠은 ‘뮤 온라인’의 지적재산권을 중국기업에 넘겨 여기서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확보하는 사업방식을 제시해 성공을 거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업체에 게임 지적재산권 판권을 넘긴 뒤 수익만 분배하고 게임의 제작과 마케팅 등은 현지 사정에 더 밝은 개발회사와 현지 퍼블리셔가 진행해 실패 가능성을 낮출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 해외시장 확대와 사업 다각화 박차
김 대표는 1973년 생으로 웹젠에 합류하기 앞서 NHN게임즈에서 전략기획 실장을 역임한 게임사업 전문가다.
김 대표는 웹젠에서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직무를 맡은 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하는 등 실무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김 대표는 뮤 오리진의 성공으로 웹젠의 부활에 성공했지만 만족하지 않는다. 뮤 오리진으로 부진탈출의 열쇠를 겨우 찾았다고 생각한다.
김 대표는 뮤 오리진처럼 인지도 높은 게임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해외시장 퍼블리싱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8월 “현재 국내외 다수의 게임회사들과 게임 퍼블리싱 및 추가투자를 논의하고 있다”며 “하반기 해외실적을 중심으로 실적상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가 해외에서 퍼블리싱 전략을 확대하려는 것은 200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자체 게임포털 사이트(webzen.com)의 역량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게임빌과 컴투스가 자체 게임유통채널인 ‘하이브’로 글로벌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듯이 webzen.com을 기반으로 글로벌 게임유통 창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6월 “국내외 업체를 가리지 않고 좋은 게임이 있다면 꾸준히 퍼블리싱 사업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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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젠은 모바일게임 뮤 오리진과 PC온라인게임 뮤 온라인에 쏠린 매출을 다각화하기 위해 PC온라인 골프게임 '샷온라인'을 서비스하는 온네트를 8월17일 인수했다. |
김 대표는 뮤 오리진을 잇는 흥행게임을 개발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웹젠은 8월 PC온라인기반 골프게임 ‘샷온라인’을 운영하고 있는 온네트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온네트는 10년 이상 샷온라인을 운영하면서 골프게임 시장에서 글로벌 인지도를 쌓은 기업이다.
김 대표는 온네트 인수로 크게 2가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뮤 오리진과 뮤 온라인 등 이른바 ‘뮤’로 대표되는 웹젠의 매출구조를 스포츠게임으로 다각화하는 것이다.
또 샷온라인이나 뮤 오리진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활용한 또 다른 게임개발도 가능하다.
닌텐도는 1985년 출시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에 등장했던 ‘마리오’와 ‘루이지’, ‘쿠파’ 등의 캐릭터로 골프와 자동차경주 등 다양한 게임을 개발해 큰 재미를 보고 있다.
나태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웹젠이 뮤 오리진의 서비스를 확대하고 온네트를 인수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어 4분기부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북미와 유럽 등에서 퍼블리싱 사업을 확대하기로 한 것도 향후 사업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