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0-06-1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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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이 ‘음료회사’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신약 개발에도 힘을 싣고 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이 1%대에 머물고 있어 성과를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14일 광동제약에 따르면 신약 연구개발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5월11일 바이오업체 ‘바이넥스’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었다.
광동제약은 바이넥스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바이오부문 신사업과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부문에서 협력해 미래 성장동력의 발굴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19년 6월에는 영국 바이오기업 ‘옥스퍼드 캔서 바이오마커스’와 투자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옥스퍼드 캔서 바이오마커스는 암 진단 바이오마커 및 암 동반진단 플랫폼 개발 기업으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병리 예측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 투자는 크게 늘지 않았다.
광동제약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2019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7489억 원을 올렸다. 그러나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은 95억 원에 불과해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이 1.3%였다. 2016년도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이 0.8%(50억 원)였는데 상당히 늘었다.
그러나 2019년 국내 주요 제약회사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율의 평균이 8.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이가 많이 난다. 한미약품은 2019년 연구개발비로 2098억 원을 투자했다.
광동제약은 2015년에 혁신형 제약기업 재인증에 실패했는데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규모가 조건에 미달되며 결국 발목이 잡혔다.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되면 국가 연구개발사업에 우선 참여할 수 있고 연구개발과 관련한 세제지원 및 자금융자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특히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을 출시할 때 일반 제약사(오리지널 의약품 약값의 59.5%)보다 더 높은 약값(68%)을 보장받게 돼 매출 증가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광동제약은 연구개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현재 연구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의 라인업이 빈약하고 이 때문에 자체 신약 개발이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자연히 글로벌 제약사의 약을 도입하는 비중이 높아지게 된다.
그동안 광동제약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건강음료를 비롯한 음료 유통업으로 채워 ‘광동제약=음료회사’라는 말도 들었다.
광동제약의 매출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제주 삼다수와 비타500 제품군으로 각각 28.2%와 14.6%에 이른다. 이외에도 옥수수수염차가 7.4%, 헛개차가 5.2%나 된다.
특히 광동제약은 한 해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삼다수 판권계약이 2021년에 만료돼 판권계약 갱신과 다른 매출원 찾기 사이에서 고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광동제약 관계자 "기존 사업 강화와 신사업 공동개발을 통해 일반의약품을 출시하고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발굴과 투자 등 가시적 성과를 보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