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균 총리가 전라북도 익산 미륵사지를 방문한 뒤 2019년 10월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사진. <정세균 인스타그램> |
정세균 국무총리가 청년층으로 지지층을 넓히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정 총리는 신사적 이미지와 부드러운 리더십을 지닌 정치인으로 많은 이들의 호감을 받고 있는데 잠재적 대선주자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젊은층과 적극적 소통을 통해 '오래된 정치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지지층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정 총리는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제7차 목요대화’를 열고 20~30대 청년들과 만난다.
정 총리는 목요대화를 통해 참석자들과 코로나에 따른 변화, 취업준비, 창업, 결혼, 주거, 대학등록금 문제 등 현재 청년들이 당면한 어려움과 고민, 불안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이날 대화에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 30대 청년 국회의원 3명을 비롯해 취업준비생, 회사원, 스타트업 대표 등 일반청년 12명이 참석한다.
정 총리는 최근 ‘청년 챙기기’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월 국무총리실 산하에 정부의 청년정책을 총괄하는 기구인 청년정책조정위원회가 출범한다.
정 총리가 직접 위원장을 맡고 2명인 부위원장직 가운데 한 자리를 김해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1977년 태어나 21대 총선에서는 낙선했으나 20대 국회에서 청년 분야를 비롯해 주요 현안에서 소신발언을 꾸준히 내온 청년 정치인이다.
다른 부위원장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정치권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기본소득 논의와 관련해서도 청년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정 총리는 1일 보도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우리 사정을 보면 기본소득을 도입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본다”면서도 “지금 제일 아픈 것은 청년들이니 부족하더라도 청년을 위한 기본소득을 한 번 의논하는 게 의미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젊은 세대가 기성 세대보다 가난해 질까 걱정된다는 말은 정 총리가 자주 하는 말”이라고 전했다.
정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젊은 세대와 꾸준히 소통해 왔다.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 주소는 지지자들이 붙여준 별명인 ‘균블리(gynvely)’다. 균블리는 만화 캐릭터 ‘세균맨’과 영어 단어 ‘lovely’의 합성어다.
정 총리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코로나 퇴치하는 좋은세균 균블리’라는 장난스러운 제목도 붙어 있고 정 총리의 다소 익살스런 모습 등 자연스러운 사진이 올라온다. 다만 총리가 된 뒤로는 주로 공식계정을 활용하고 있다.
정 총리가 청년층에 공을 들이는데는 단순히 지지층의 외연을 넓힌다는 측면 외에도 ‘올드보이’라는 인상을 벗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1950년 태어나 올해 만 70세가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953년 태어났고 정계은퇴를 앞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1952년 출생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결코 적지 않은 나이다.
현재 정치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 가운데 1940년 태어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정도가 정 총리의 윗세대다.
정 총리가 다음 대선에 도전한다면 나이가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정 총리는 현재 국무총리로서 코로나19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인지 대선 도전 등 정치적 행보를 둘러싼 추측과 관련해서는 철저히 선을 긋고 있다.
정 총리는 4일 대선 도전을 위해 김부겸 전 의원과 손을 잡았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제 머릿속은 코로나 방역, 위기극복을 위한 걱정과 고민으로 가득 차 있다”며 “대권이니 당권이니 아무런 상관도 없고 관심을 지닐 겨를도 없다”고 적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