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들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복합금융점포를 놓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거래에서 비대면거래 비중이 늘어나면서 복합금융점포가 소비자들에게 주는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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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 |
그러나 금융지주사들은 복합금융점포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과 증권 보험 등 다른 업무를 한 영업점에서 볼 수 있는 복합금융점포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7일 국회 정무위 종합국감에서 “은행 지점을 방문하지 않는 비대면 거래가 90%에 이를 만큼 보편화됐다”며 “은행 지점에 복합금융점포를 만드는 것이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 은행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대면거래(창구거래) 비중은 1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대면거래 비중은 90%에 육박했다.
김 의원은 “보험의 경우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설계사가 직접 방문해 복잡한 보험 상품을 설명하고 불완전판매를 줄여나가는 것이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비대면 거래가 늘어 고객이 점포를 잘 찾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점포를 찾은 고객들이 여러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복합금융점포 확대를 추진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금융위원회는 7월 금융지주사가 운영하는 복합금융점포에 보험사가 입점할 수 있도록 시범운영을 허용해 복합금융점포 논란에 불을 지폈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6월 복합금융점포 관련 세미나를 열고 “복합금융점포 보험 확대방안은 금융산업의 은행 중심주의를 더 강화하는 결과만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과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 등은 보험 복합점포를 금지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지주사들은 복합금융점포가 시너지를 발휘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복합점포는 기존 은행이나 증권 영업지점 공간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복합점포를 운영할 경우 교차판매를 통한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KB금융과 하나금융, NH농협금융, 신한금융그룹 등은 모두 복합금융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현재 14개의 복합금융점포를 운영하고 있다”며 “아직 복합금융점포의 실적을 공개한 적은 없지만 내부에선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 복합금융점포의 경우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실적을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기존 복합금융점포의 시너지가 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그룹은 업계에서 가장 많은 45개 복합금융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들어서만 7개 복합금융점포를 신설하는 등 빠르게 복합금융점포를 늘리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복합금융점포를 늘린다는 것은 그만큼 시너지가 나고 있다는 의미”라며 “보험 복합금융점포의 경우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도 7월 신한은행 지점 16곳에 신한금융투자 직원이 함께 근무하는 복합금융점포 ‘신한PWM라운지’를 출범시키며 복합금융점포를 강화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현재 4개인 복합금융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10월 5호점을 부산에 열기로 했다. 5번째 복합금융점포에는 광화문NH농협금융플러스센터와 마찬가지로 농협생명도 입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