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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메모지를 보고 있다. <뉴시스> |
대우조선해양에서 추가부실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KDB산업은행의 실사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추가부실이 확인되면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에 대한 책임론도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 대우조선해양 추가부실 발견되나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10월 중순경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실태 실사를 끝내고 결과를 발표한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31.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산업은행은 이번 실사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추가부실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분기 3조31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대우조선해양의 해외사업장 등에서 1조 원 규모의 추가 부실이 드러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추가부실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확정할 수 없지만 추가부실이 드러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수출입은행이 실사에 참여하면서 대우조선해양에서 추가부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말도 나온다. 수출입은행이 지난달 뒤늦게 실사에 합류하면서 실사결과 발표가 늦춰졌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에 8조8천억 원 규모의 여신을 내준 최대 채권은행”이라며 “추가부실을 판단할 때 산업은행보다 더 보수적 잣대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실사가 끝나기 전까지 추가부실의 존재를 알 수 없다”며 “추가부실이 있다고 해도 실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역시 실사결과가 나온 뒤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홍기택 책임론’ 더 커지나
홍기택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에서 추가부실이 드러날 경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압박을 더욱 강하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대우조선해양에 추가부실이 발생한다면 산업은행이 계획한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아도 부채비율이 648%에서 516%로 떨어지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을 정상적 영업이 가능한 300%대까지 떨어뜨리려면 유상증자에 더해 산업은행의 차입금 1조4천억 원을 대부분 출자전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1조 원의 유상증자에 1조4천억 원대의 출자전환까지 하게 되면 올해도 적자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산업은행에 추가로 출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법률상 이익적립금으로 손실을 보전할 수 없을 때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홍 회장이 산업은행의 자회사 관리를 소홀히 해 혈세를 쓰게 만들었다는 책임론은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