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 이용실적, 체크카드를 더한 이용실적, 순이익 등 대부분의 경영지표에서 KB국민카드가 약진하면서 삼성카드와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신용카드 이용실적을 살펴보면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 등 전업카드사 7곳 가운데 신한카드가 점유율 21.76%로 1위를 지켰다.
뒤를 이어 삼성카드가 17.53%로 2위, KB국민카드가 17.42%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둘의 점유율 격차는 0.1%대에 그친다.
그동안 신용카드 이용실적 기준으로 신한카드가 1위, 삼성카드가 2위를 꾸준히 지켜왔는데 KB국민카드가 삼성카드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직불형카드(체크카드+현금카드)를 더하면 KB국민카드의 이용실적이 이미 삼성카드를 앞선 지 오래다. 지난해에도 KB국민카드의 이용실적이 141조 원가량으로 삼성카드의 109조 원을 32조 원 차이로 앞섰다. 전년 이용실적 격차는 26조 원이었다.
두 회사의 순이익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3441억 원으로 전년보다 0.3% 감소했다. 반면 KB국민카드 순이익은 3165억 원으로 10% 이상 늘었다. 둘의 순이익 격차는 2017년 800억 원대에 이르렀지만 지난해 276억 원으로 좁혀졌다.
KB국민카드의 순이익이 늘어난 이유는 이동철 사장이 중금리대출이나 자동차 할부금융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고비용상품을 줄여 비용 효율화 작업을 적극적으로 펼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자동차 할부금융에서만 지난해 순이익 713억 원을 거뒀다. 2018년보다 60.8%나 증가했다.
특히 이 사장은 KB국민카드가 올해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카드사별 긴급재난지원금 신청건수와 금액을 살펴보면 업계 1위 신한카드가 가장 많았고 KB국민카드가 뒤를 이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은행계 카드사로 체크카드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수익성에 큰 보탬이 되지는 않지만 8월31일까지 사용해야 하는 돈인 만큼 단기간에 가맹점 수수료 수익과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이 카드사 수익에 크게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계기로 잘 쓰지 않던 카드를 사용하게 된다거나 카드론 등 카드사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는 부수적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가 인기 캐릭터 ‘펭수’를 내세워 만든 ‘KB국민 펭수 노리 체크카드’는 2월 출시돼 석 달 만에 발급 수 30만 장을 넘었다. 체크카드가 보통 월 2만 장 이상 팔리면 '대박'이란 평가를 받는데 펭수카드는 말그대로 ‘초대박’이 난 셈이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보다 가맹점 수수료율이 낮고 수신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추가비용도 들기 때문에 수익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 잠재고객을 유치하는 효과가 있다.
이 사장은 2018년 1월 취임해 3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KB국민카드에 오기 전까지 KB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를 거쳐 카드사에 몸담은 경험은 없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삼성카드는 한때 업계 1위도 노렸지만 이제 2위 수성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
삼성카드는 카드업계 대표 장수 CEO인 원기찬 사장이 올해 초 6년 만에 물러난 뒤 김대환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만57세로 삼성 금융계열사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생명에서 경영혁신그룹장,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쳤다. 경영전략 수립과 재무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2015~2016년에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금융일류화추진팀에 몸담기도 했다. 다만 카드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코스트코와 가맹점 독점계약을 현대카드에 뺏긴 뒤 뚜렷한 점유율 확대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