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3사가 카타르에서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대규모로 수주하며 조선업황이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BNK금융그룹이 선박금융 분야 등에서 수혜를 보며 동남권 지역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사태로 실적에 받은 악영향을 극복할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카타르 국영석유회사의 약 24조 원 규모 LNG선 발주 예약을 계기로 한국 조선3사 수주환경이 점차 개선되며 BNK금융그룹도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BNK금융그룹의 주된 영업기반인 부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 경상남도를 포함하는 동남권경제는 조선업 수주 급감과 선박 생산량 증가세 둔화로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조선3사가 카타르에서 역사상 최대규모 LNG선 수주를 눈앞에 둔 만큼 조선업황과 동남권 지역경제도 점차 호전될 공산이 크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타르 선박 발주 뒤 프랑스와 러시아 등 경쟁국가 선사도 발주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한국 조선사가 추가로 수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 등 BNK금융그룹 계열사는 조선사가 선박을 건조할 때 선박을 미리 담보로 잡아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는 선박금융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선박금융 분야 특성상 조선사가 거액의 자금을 장기로 빌리며 이자를 지불하는 사례가 많아 BNK금융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실적을 낼 수 있는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증권가 예상대로 한국 조선사에 글로벌 선사 선박 발주가 계속 이어진다면 BNK금융의 선박금융 자금 공급도 그만큼 증가하며 성장동력 역할을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조선3사 카타르 선박 수주는 영업환경 개선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수주 증가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업 분야가 되살아나면 대형 조선사가 대부분 위치한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 경제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점도 BNK금융에 긍정적으로 꼽힌다.
BNK금융 계열사는 이 지역에서 개인과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만큼 지역경제 흐름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정욱 연구원은 "조선3사 선박 건조 소요기간 등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부터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증가 등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BNK금융도 상당한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선박금융 분야 조직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해양금융부를 신설하며 선박금융 분야를 전문으로 맡도록 했고 경남은행도 최근 비슷한 기능을 담당하는 해양금융 전담조직을 설립했다.
김 회장이 선박금융을 BNK금융의 차별화한 장점으로 앞세우겠다는 목표를 두고 전문성을 높여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앞세운 데 따른 변화로 풀이된다.
BNK금융의 선박금융 분야 역량 강화는 조선업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중국 조선업이 빠르게 발전해 한국을 위협하는 배경으로 중국 은행의 선박금융 지원능력이 꼽히는 만큼 한국에서도 선박금융을 공급하는 금융회사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조선사 수주성과가 BNK금융지주 실적과 주가에 곧바로 반영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지역경제가 회복되며 전반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