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수 한국전력기술 사장이 6월 하순 발표될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는 지난해 미흡 등급의 불명예를 만회할까?
이 사장은 지난해 한전기술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뒤 복리후생 지표와 실적을 개선하는 성과를 냈다. 다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부분에서 속도가 다소 느렸던 점이 있어 기대하는 경영평가를 받지 못 할 수도 있다.
2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올해 6월 하순경 발표하는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한전기술이 지난해보다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한전기술은 2018년 사업연도를 대상으로 한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에 해당하는 ‘미흡(D)’등급을 받았다.
이 사장은 이에 따라 경고조치를 받았는데 6월 결과가 나올 경영평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한 번 더 낙제점을 받으면 해임 건의대상이 될 수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보수 및 복리후생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기획재정부 공기업 경영평가단은 지난해 한전기술을 향해 “변화된 경영환경에 적합하도록 조직과 보수체계를 개편하고 임금피크제 대상자 교육 프로그램이 실효성을 갖추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노사 공동으로 보수와 복리후생 제도의 만족도를 조사한 뒤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통해 평가체계의 객관성을 확보했고 직무와 연계된 다양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이 사장은 주력사업인 원자력발전의 수주공백을 메우기 위해 에너지 신사업부문을 강화하는 노력도 펼쳤다.
한전기술은 발전소 설계와 건설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원자력발전 관련 사업의 비중이 전체 사업에서 약 80%를 차지한다.
하지만 한전기술은 정부의 탈원전 등 신재생에너지 전환정책으로 국내에서 사실상 원자력발전 설계 일감을 더 이상 구하지 못하게 됐다.
이 사장은 한전기술의 수익구조를 바꾸기 위해 원자력발전 설계 의존도를 낮추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발전의 설계사업을 강화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신사업부문 매출은 수원시 자원회수시설 에너지효율 향상 사업, 김포열병합건설 종합설계기술용역 등 신규사업의 영향으로 2018년 4분기와 비교해 45.1% 성장했다.
신사업부문에 힘입어 2019년 수익성도 2018년보다 크게 개선됐다.
한전기술은 2019년 매출 4486억 원, 영업이익 440억 원, 순이익 263억 원을 냈다. 2018년보다 매출은 3.4% 늘어나는 데 머물렀지만 영업이익은 109.5%, 순이익은 100% 각각 증가했다.
한전기술의 2019년 부채비율은 49.37%로 2018년 67.21%보다 17.84%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지난해 고용 확대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속도가 느렸던 점은 감점요인으로 꼽힌다.
공공기관 대부분이 정부정책 방향에 따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한전기술의 관련 활동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한전기술은 지난해 84명을 신규 채용했는데 2018년 86명보다 2명이 줄었다, 장애인 채용도 2018년 6명에서 5명이 줄어든 1명을 채용하는데 그쳤고 고졸 채용인력은 한 명도 없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실적은 1명에 그쳤다. 오히려 비정규직은 2018년 92명에서 2019년 130명으로 늘었다. 파견용역 등 소속외 인력의 정규직 전환실적도 없었다.
이 사장은 부진했던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회사 ‘한전기술서비스’를 4월 설립했고 한전기술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한전기술서비스에서 7월부터 근무하게 된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진행 중인 한전기술서비스 정규직 전환문제가 올해 경영평가에 얼마만큼 반영될지 여부가 성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기술 관계자는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성적을 놓고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지적받은 사항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도 “올해 경영평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