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단계를 지나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5일 정훈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의 ‘한국 체크카드 시장의 성장과 최근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체크카드 결제시장은 사용금액 기준으로 2005년 7조8천억 원에서 2014년 112조8천억 원까지 커졌다. 9년 만에 약 15배 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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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카드 시장의 연간 성장률이 2015년 10%대로 떨어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
그러나 체크카드 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체크카드 사용금액의 연간 성장률은 2010년 74.1%로 최고점을 찍은 뒤 2년 동안 20%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3년에 12.4%로 떨어졌다가 2014년 20%대에 턱걸이했다.
정 연구원은 2015년 체크카드 사용금액이 2014년보다 14% 늘어난 128조6천억 원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체크카드 사용금액의 2016년 성장률도 10%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체크카드 시장은 소득공제 혜택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지만 소득공제 기준이 지나치게 자주 바뀌고 내용도 복잡해 소비자가 제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체크카드 소득공제율은 2001년 20%로 올랐다가 2006년 15%로 내려갔다. 그 뒤 25%에서 50%까지 확대되는 등 계속 바뀌고 있다.
전업카드사가 체크카드 시장에서 영업손실을 입고 있는 점도 성장세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NH농협은행, KB국민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등 금융지주사 계열 카드사들은 2014년 기준으로 체크카드 사용금액 10조 원을 넘겼다. 삼성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등 전업카드사 3곳은 체크카드 사용금액을 모두 합쳐도 약 2조4천억에 불과하다.
정 연구원은 “체크카드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2007년 인하되면서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부가서비스 등 관련비용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대부분의 체크카드 상품은 수익성이 마이너스 상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은행 계열 카드사는 체크카드와 은행을 연동해 이익을 만들 수 있지만 대기업 계열 전업카드사는 그럴 수 없다”며 “전업카드사들은 실제 이익을 거의 볼 수 없는 체크카드 발급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