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앞두고 어떤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경영진들이 이익 환원에 대한 주주들의 거센 요구를 인지하고 있어 조만간 주주들에게 이와 관련한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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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경영진들 사이에서 주주환원을 더는 미루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발표 때 구체적인 주주 이익환원 계획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이 일반주주의 몫이 아닐 수 있다는 일불만을 삼성전자 경영진도 잘 인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4분기부터 2016년까지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간배당을 1주당 500원 인상하는 데 그쳤다. 또 특별배당을 지급할 계획도 없다고 밝혀 주주들 사이에서 이익환원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0년 1주당 5천 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한 뒤 2011년부터 중간배당액을 500원으로 낮췄다. 삼성전자는 2014년 말 기준으로 사내유보금이 170조 원 수준으로 늘었다. 이는 2008년 55조 원에서 7년 사이에 100조 원 넘게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이익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손상된 삼성그룹의 이미지 회복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유악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합병 등에 따른 그룹의 이미지 훼손을 만회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주식 보유한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을 1대 0.35로 책정했다. 이를 놓고 삼성물산 주주들 사이에서 삼성물산의 가치가 너무 낮게 평가됐다는 불만이 나왔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5일 국민연금공단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삼성그룹 오너 일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통해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 반면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은 주주가치 훼손을 겪었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삼성그룹 오너 일가는 국민연금공단이 자체 추산한 합병비율로 합병됐을 때보다 7900억 원에 상당하는 혜택을 봤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기 위해 배당을 확대하기보다 자사주 매입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박영주 연구원은 “삼성전자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향후 삼성전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배구조의 변화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특별배당이 없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자사주 매입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