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의 한국판 뉴딜정책 추진계획으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의 5G B2B사업에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정부가 5G통신 인프라 구축을 통해 의료와 교육,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대면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관련 시장의 확대가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또 한국판 뉴딜정책이 ‘망 중립성 폐지’ 등 통신산업 관련 규제완화 흐름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판 뉴딜정책은 결국 정부가 나서 각 산업분야에서 ‘5G생태계’를 본격적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망 중립성 원칙 완화를 통한 ‘네트워크 슬라이싱’ 도입 등이 필요하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하나의 네트워크를 독립한 여러 가상의 네트워크로 분할해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등 서비스별 특성에 맞는 전용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5G통신 특유의 기술이다.
원격의료,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에 적용할 5G통신 서비스들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전송 품질이 보장돼야 한다.
원격의료, 자율주행 등과 같은 분야는 네트워크 속도가 느려지거나 장애가 발생하면 치명적 결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망 중립성 원칙은 인터넷을 전기나 수도와 같은 공공재로 보고 있어 서비스와 대상에 따라 네트워크 품질에 차별을 두는 것을 기본적으로 금지한다. 이런 맥락에서 네트워크 슬라이싱 허용에 관해서도 찬반 논의가 계속돼 왔다.
하지만 정부가 직접 5G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비대면산업 육성에 나서는 만큼 규제에 관한 태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5G통신 관련 산업에 관해 큰 맥락에서 화두를 던진 것이고 이제부터 기업들과 어떤 부분의 규제완화와 정책 보완이 필요한지를 서로 논의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판 뉴딜정책 계획을 공식화한 것은 정부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강력하게 도와주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이동통신업계도 5G통신 B2B사업에 한층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은 이미 각 산업분야에서 5G통신과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사업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정부 한국판 뉴딜 정책에 힘입어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면 5G통신 네트워크 구축과 사업모델 개발에 들어간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
SK텔레콤은 5G통신부문 8대 핵심사업으로 스마트오피스,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플랜트, 스마트시티, 의료, 물류·유통, 미디어, 공공안전분야를 선정하고 2020년을 5G B2B사업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K텔레콤은 2019년 삼성전자, 지멘스 등 18개 기업, 기관과 함께 5G 스마트팩토리 얼라이언스를 구성했고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5G 스마트발전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서울시와 공동으로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연세대의료원과 5G디지털 혁신병원 구축도 추진한다.
SK텔레콤은 7일 1분기 실적 발표 뒤 콘퍼런스콜에서 28기가헤르츠 상용화와 관련된 투자계획을 묻는 질문에 “아직 장비와 서비스 등 관련 생태계가 완성되지 않아 정확한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28기가헤르츠 주파수는 B2B 중심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KT도 스마트팩토리, 커넥티드카, 병원 등 분야에서 5G 서비스 구축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5G B2B 적용사례 150여 가지를 발굴했고 고객사 53곳을 확보했다.
대표적으로 현대중공업과 업무협약을 통해 스마트팩토리 사업을추진하고 현대모비스와 손잡고 커넥티드카 영역에 5G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 기업전용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수술실 자율주행 로봇, 5G디지털 병리진단, 5G 수술지도 등 서비스에 관한 검증을 진행했고 올해는 세종시 등에서 완전자율주행 셔틀버스 서비스 등도 선보일 계획을 세워뒀다.
LG유플러스도 스마트팩토리, 스마트교육, 스마트드론 등에 5G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20년 실감형 교육콘텐츠를 학교 100여 곳에 제공할 계획을 세워뒀고 카카오모빌리티와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사업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이밖에도 경기도에서 자율주행 셔틀버스 시범운행서비스도 운영하고 시흥경찰서와 5G드론 바탕의 스마트폴리스사업도 진행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미 5G통신망이 촘촘히 깔리고 있고 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5G서비스에 관한 수요가 나타나고 이에 따른 솔루션이 나오는 것”이라며 “민간과 정부가 5G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자율주행서비스의 상용화 등이 먼 얘기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