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금호산업 인수자금 마련에 계열사를 동원하지 말라는 뜻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호고속 매각대금으로 금호산업을 인수하려던 박 회장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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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25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4일 박 회장에게 “출자전환주식 매각준칙에 따라 계열사를 이용해 인수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며 “금호고속 재매각으로 수령하는 매각대금을 금호산업 인수거래에 이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산업은행은 배임과 순환출자 문제 등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금호터미널은 금호고속 지분 100%를 갖고 있다.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고속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산업은행은 금호터미널이 금호고속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산업의 순환출자구조가 생기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배임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자회사 금호터미널이 보유한 자금이 금호산업 인수에 활용되면 아시아나항공 주주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금호고속을 매각해 금호산업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매각절차도 밟고 있다.
금호터미널은 25일 금호고속 주식 1천만 주를 3900억 원에 칸서스KHB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호터미널은 이번 주식 매각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재무안정성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10월 말까지 금호산업 인수자금 조달계획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매각원칙, 위법성 등을 중심으로 인수자금 조달계획서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결격사유가 발견되면 계약이 취소될 수도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4일 금호산업 인수자금 마련과 관련해 “도움을 주는 투자자들이 있다”며 “시간이 충분히 있는 만큼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