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별도의 기기 없이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입체 동영상 기술을 선보였다.
페이스북은 자회사 오큘러스를 통해 내년 가상현실 기기인 '오큘러스리프트'를 정식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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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
마크 저커버그 CEO는 오큘러스리프트 판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입체 동영상 기술을 왜 굳이 내놓았을까?
페이스북은 '360도 입체 동영상 기술'을 적용한 ‘스타워즈:깨어난포스’의 예고 동영상을 24일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사막을 가로질러 이동하고 있는 우주모빌(차량)이 나온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영상을 보는 사용자가 손가락으로 차량을 클릭해 드래그하면 주변 360도 영상을 모두 볼 수 있다. PC이용자는 마우스를 이용하면 된다.
이 기술은 마허 사바 페이스북 동영상기술 책임자가 주도해 개발한 것이다.
사바는 “브라질의 쌈바축제 동영상을 360도 각도로 감상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라”며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한 체험과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술은 저커버그가 강조하고 있는 가상현실 사업의 일환이다.
그런데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오큘러스가 2016년 가상현실 장치인 ‘오큘러스리프트’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별도의 기기가 필요없는 가상현실 기술을 스스로 선보인 것은 업계에서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오큘러스리프트가 없어도 가상현실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페이스북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오큘러스리프트의 판매에 좋은 영향을 줄 리가 없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리프트의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껴 현실감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별도의 기기 없이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차선책을 내놓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페이스북이 일종의 '보급형' 가상현실을 공개한 것이라는 얘기다.
오큘러스리프트의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외신과 시장전문가들은 오큘러스리프트 가격이 최소 1700달러 이상일 것으로 예측한다. 어지간한 PC보다 비싼 것이다.
오큘러스리프트는 적용할 수 있는 게임이나 장치가 한정돼 대량생산으로 단가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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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이 공개한 영화 '스타워즈:깨어난포스'의 예고 동영상 화면. |
페이스북은 스타워즈 예고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더 많은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에 360도 입체 영상을 올리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페이스북이 글로벌 10억 이용자를 보유한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점유율을 앞세워 가상현실 사업 경쟁력을 굳이 오큘러스리프트와 같은 기기의 판매량을 늘리는 데서 찾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입체 동영상이 페이스북에 몰리면 페이스북이 자연스럽게 가상현실 시장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의 미래 핵심가치로 여기는 가상현실 사업을 오큘러스리프트에만 기댈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가상현실에 대한 관심이 온통 관련 기기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기존 스마트폰과 PC화면으로 이를 간접체험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