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가 국내선의 공격적 확장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한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4일 진에어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최정호 대표는 코로나19 등으로 국제선을 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선의 부정기편 운항을 확대해가며 시장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진에어는 4월말 대구~제주 노선에 부정기편을 신규 취항한데 이어 5월에는 김포~광주 노선에 매일 왕복 2회 일정으로 새롭게 부정기편을 띄우기로 했다.
김포~광주 노선은 국내 항공사 가운데 아시아나항공만 운항중인 노선으로 진에어는 5월16일부터 31일까지 약 2주간 부정기편을 운항해 수요를 파악한 뒤 정기편 배정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진에어는 5월14일부터 31일까지 매일 왕복 4회 일정으로 김포~김해 노선 운항도 재개한다. 진에어는 출범 직후인 2008년 한시적으로 이 노선을 운영한 적이 있다.
또한 진에어는 보잉 B777 여객기를 항공화물 수송에 투입하면서 화물수요를 끌어내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정호 대표는 4월29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항공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국내선 확장 등을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을 버티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최 대표는 “코로나19에 따라 국제선이 열리지 않는 큰 문제가 있지만 국토부 제재가 풀리면서 국내선에서 새로운 노선을 만들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의욕적으로 국내선을 늘리면서 시장 파악에 나서고 있지만 진에어가 직면한 상황은 만만치 않다.
국내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수그러들면서 국내여행 수요가 회복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다른 저비용항공사들도 앞다퉈 국내선 부정기편 운항을 늘리고 있어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국내선 운항편은 모두 1만8712편으로 국제선(5954편)보다 3배가량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국제선(4만3164편)이 국내선(3만2039편)보다 1만여편 더 많았던 것과 대조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진에어가 국토부 제재를 겪으면서 항공기 운항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탓에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 재무적 체력을 확보한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진에어는 2020년 2월 말 기준으로 약 2천억~2500억 원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현금 유동성 측면에서 가장 안정적 환경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진에어가 다른 저비용항공사에 비해 재무적 체력에서 앞서는 만큼 이를 최대한 이용해야 생존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진에어와 경쟁관계에 있는 에어부산도 코로나19로 자본잠식 우려가 일고 있고 에어서울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재무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그밖의 다른 저비용항공사도 국내선 확장을 위해서는 유류비 등 변동비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현금성 자산을 확보한 진에어로서는 코로나19 종식이후 시장선점을 위해 공격적 마케팅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진에어의 정확한 수요예측을 통해 늘어나는 국내선 여객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진에어 관계자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여객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자료분석을 토대로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