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서 앱클론 대표이사가 ‘이중항체’ 기술을 적용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앱클론은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2개의 항원에 결합하도록 하는 이중항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기술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종서 대표는 자가면역질환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 ‘AM201’을 도출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AM201은 주요 염증물질인 ‘IL6’와 ‘TNF-a’를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지니고 있다. IL-6와 TNF-α는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의 폐에서 관찰되는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ARDS)의 원인이며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두 사이토카인으로 알려져 있다.

사이토카인 폭풍이란 과도한 면역작용으로 다른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으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현상이다.

AM201은 올해 3월 미국에서 특허를 받기도 했는데 앱클론의 이중항체 기술이 접목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중항체란 서로 다른 두 개의 항원에 결합할 수 있는 항체단백질로 단일 항체보다 높은 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면역세포와 암세포에 동시에 작용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면서 면역세포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항암제의 반응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기술은 코로나19 치료제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19도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동시에 면역력을 키울 수 있다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중항체 기술을 코로나19 치료제에 적용하면 바이러스 변종에 대처하고 넓은 환자에 적용 가능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앱클론은 2010년 항체의약품 개발 전문기업으로 설립돼 신약 기술수출이 주요 사업모델이다.

개발한 신약을 직접 판매하지 않고 다국적제약사 등에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수출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앱클론은 현재 AM105(대장암)와 AM201(류마티스관절염) 등 다수의 이중항체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도 동물실험을 통해 효과를 확인한 뒤 기술수출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앱클론이 항체의약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를 무력화할 치료제로 항체의약품을 주목하고 있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항체의약품은 유전자 기술로 만든 항체를 활용해 질병의 원인물질만 표적 치료한다. 질병을 일으킨 물질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효과가 우수하면서도 부작용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19 표면돌기 당단백질에 결합하는 중화항체를 발굴하면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항체의약품으로 개발할 수 있다. 중화 항체는 바이러스를 중화하고 감염증 회복을 돕는 기능성 항체다.

미국 제약사 릴리와 미국 바이오기업 리제네론은 모두 항체의약품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셀트리온도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코로나19 치료용 항체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항체의약품이 코로나19 치료제로 부각된다면 앱클론의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려는 바이오기업도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는 전략을 세운다.

앱클론 관계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한 단독, 병용​ 혹은 이중항체 치료제를 신속히 개발하기 위해 바이러스 중화능 검사를 국내외 기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전임상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