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기자 jskim@businesspost.co.kr2020-04-3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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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 의사의 손녀인 미래한국당 윤주경 당선인이 보수정당의 친일 논란을 해결할까.
윤 당선인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번에 배치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보수정당의 잘못된 역사 인식과 관련해서는 뚜렷한 견해를 내놓지 않고 있어 독립운동가의 후손에 걸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 윤주경 미래한국당 당선인.
30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윤 당선인이 선거기간에 보수정당의 친일 이미지를 누그러뜨리는 데 기여했지만 그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래통합당이 윤 당선자를 비례대표 최상위에 배치한 것 자체가 선거용 이벤트일 가능성이 큰 데다 윤 당선인 스스로 예민한 역사문제를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이번 4.15 총선에서 통합당을 향한 친일 논란을 불식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9일 황교안 통합당 전 대표의 4.15총선 종로 선거유세 현장에 김을동 전 의원과 함께 지원유세를 나온 것이 대표적이다.
김 전 의원은 청산리대첩을 승리로 이끈 김좌진 장군의 손녀로 이들을 유세현장에 배치한 것은 통합당을 둘러싼 ‘친일 프레임’을 걷어내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다만 윤 당선인은 선거활동기간에 보수정당의 역사관과 관련한 언론의 질문에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황 전 대표의 선거유세 현장에서도 뉴스타파 취재진이 관련 질문을 던졌지만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윤 당선인은 8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보수정당이 늘 친일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지적에 “우리가 보수니 진보니 하면서 독립운동을 놓고 반쪽으로 나뉘는 것은 아직 친일 잔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보수의 가치는 친일, 진보의 가치는 항일이 됐는데 이는 맞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이런 태도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이 도리어 보수정당의 역사관에 동조하는 것 아니냐고 바라보기도 한다.
특히 대한민국의 법통 문제와 관련이 있는 건국절 논란에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을 두고 윤봉길 의사의 손녀답지 않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윤봉길 의사는 1932년 한인애국단 가입 선서문을 작성하면서 '대한민국 14년'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2월7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건국절에 관련해 이야기하는 것은 굉장히 소모적”이라며 “언제 건국이 되었느냐로 논쟁을 하는 것은 필요한 과정이 아니다”고 논점을 피해갔다.
윤 당선인이 보수정당의 공천을 받은 것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정교과서 문제와 건국절 논란 등을 일으킨 보수정당에 독립운동을 상징하는 인물의 후손이 입당한 것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3월24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 정당(미래통합당)에서 공천을 받은 사람 상당수가 과거 친일 교과서에 찬동했고 건국절을 제정하려고 하면서 독립운동 정신을 지웠다”며 “적어도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 그런 정당에 몸을 담겠다면 그런 부분을 바로잡겠다고 선언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윤 당선인은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100% 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되면서 당시 박근혜 후보의 캠프에 합류했고 2014년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됐다.[비즈니스포스트 김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