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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중회의실에서 열린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회의에 참석한 공공기관장들이 서승환 장관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
정부가 지정한 38개 방문경영 중점관리 대상 기관의 수장 가운데 18명이 ‘관료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기관장에 앉을 경우 3년 동안 최대 15억 원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를 통해 확인한 결과 정부가 지정한 38개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 기관장의 47.4%가 관료 출신이다. 모두 38명 가운데 18명이 차지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중부발전 한국전력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에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이, 한국거래소 한국투자공사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조폐공사 예금보험공사 등에 기획재정부 출신이 각각 기관장으로 앉았다.
또 부산항만공사(해양수산부), LH와 철도시설공단(이상 국토교통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농림수산식품부), 그랜드코리아레저(문화체육관광부) 등에도 관련 부처의 관료 출신들이 기관장을 차지했다.
기관장뿐 아니라 임원들도 관료 출신들이 많았다. 상임감사는 36명 가운데 19명(52.8%)이, 비상임이사는 238명 가운데 74명(31.1%)이 관료출신이었다. 상임이사는 121명 가운데 22명(18.2%)이었다.
관료 출신 133명을 부처별로 보면 기획재정부 출신이 42명(15.8%)으로 가장 많았고, 산업통상자원부(40명·15.0%), 국토교통·해양수산부(38명·14.3%), 감사원·군(각 22명·8.3%), 대통령실(14명·5.3%) 등의 순이었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관피아(관료+모피아의 합성어)가 공공기관에 얼마나 뿌리깊게 자리 잡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공공기관을 정상화하려면 '관피아 낙하산' 관행부터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동안 304개 공공기관장들을 급여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급여를 받는 곳은 기업은행으로 15억3500만 원에 이르렀다.
이 기간에 수출입은행장은 15억900만 원, 산업은행장은 14억6500만 원으로 그 다음을 나란히 차지했다. 전체 공공기관장의 3년 평균 급여가 4억7800만 원임을 감안하면 이들 금융기관장의 급여는 3배 이상 높다.
기획재정부의 경우 산하 수출입은행과 한국투자공사, 조폐공사 등 기관장의 지난해 연봉이 평균 3억85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은 12개인데, 기관장 평균 연봉도 3억6200만 원이나 됐다.
산업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의 경우 산하 공공기관만 각각 39개에 이르렀다.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의 평균 연봉은 1억8500만 원이다. 남동발전과 남부발전, 서부발전 등 2억 원 이상인 기관만 14곳이나 됐다. 미래부 산하기관 기관장들의 평균 연봉은 1억6800만 원이었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도 23개나 됐다. 한국공항공사(3억3200만 원)와 인천국제공항(3억800만 원), 토지주택공사(2억3300만 원) 등 기관장 연봉이 2억 원이 넘는 곳이 8곳이었다.
해양수산부의 경우 산하 공공기관이 14개인데 인천항만공사(3억800만 원), 해양환경관리공단(2억6100만 원), 부산항만공사(2억1400만 원)으로 3곳이 2억 원을 넘었다. 14개 기관장 평균연봉은 1억7100만 원이었다.
교육부 산하기관은 21곳이었으나 이곳 기관장의 평균연봉은 1억3900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에서 경쟁력 있는 외부 인사를 영입하겠다고 연봉을 높여놓고 결국 관료 출신들이 그 자리를 차지해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