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0-04-27 14: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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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과 GC녹십자가 정부의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지원정책에 힘입어 연구개발 등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증권업계와 바이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정부가 연구개발 예산지원과 인허가 간소화를 포함한 바이오산업 육성정책에 속도를 내며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지원정책에 힘써 관련 업계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 전광현 SK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SK케미칼과 GC녹십자는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힘쓰고 있어 정부의 지원정책에 따라 연구개발에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SK케미칼은 1999년 국내 신약 1호 '선플라' 개발에 성공하고 관절염 치료제, 치매 치료제, 혈우병 치료제 등 신약 개발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방식 가운데 기존 허가된 의약품에서 새로운 약효를 찾는 의약품 재창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SK케미칼은 2014년부터 알베스코의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 한국파스퇴르 연구소가 안정성과 약효성 등을 검토한 결과 가장 타당성 있는 의약품으로 알베스코를 들면서 현재 11개 의료기관에서 141명의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은 또 2018년 백신 개발사업부문을 분사해 설립한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정부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정부가 추진하는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의약품 개발기간 가운데 허가 과정에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최근 정부의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허가기간 단축 등을 통해 개발기간이 전체적으로 단축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GC녹십자는 혈액제제, 백신제제, 유전자재조합제제 분야에 집중해 희귀질환 신약 개발을 핵심사업으로 두고 있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GC녹십자는 처방의약품 가운데 백신과 혈액제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며 "코로나19 관련 면역세포(NK세포)를 활용한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연내 개시하려는 계획을 세우는 등 유전자재조합 기술의 백신과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면서 장기적 대응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GC녹십자는 기존 혈장 치료제 개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반기 출시목표로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GC5131A'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혈장 치료는 감염증을 극복한 환자의 혈장을 다른 환자에게 투여하는 치료법으로 회복기 환자의 혈액 속에 포함돼 있는 면역항체를 활용해 원인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지원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GC녹십자가 개발하고 있는 혈장 치료제 개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에도 B형간염과 파상풍 등에 혈장 치료제를 상용화한 경험을 보유해 신약 개발보다는 개발기간이 더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혈장 치료제는 완치자가 혈장을 기증해야 하기 때문에 대량으로 처방하는 데 한계가 있어 주로 중증환자에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는 혈장 치료제 외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참여하는 정부사업과 별도로 자체적 코로나19 백신 개발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으며 자회사인 GC녹십자랩셀은 NK세포를 이용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의 궁극적 극복을 위해서는 치료제·백신 개발이 시급하다고 보고 범정부 지원단을 중심으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은 24일 1차 회의를 개최하고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연구심의 절차를 단축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심의기관에 따라 심의 대기기간이 1~2개월 소요되던 공용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절차를 1주일 이내로 대폭 단축하고 29일부터 코로나19 관련 연구 가운데 IRB 심의 면제가 가능한 연구를 접수 받아 신속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는 앞서 22일 제7회 바이오특별위원회 열어 '제2차 국가 감염병위기대응기술개발추진전략 2020년 시행계획 등 4건의 안건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등 필수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해 '감염병 예방 치료기술개발사업'에 앞으로 10년 동안 6240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코로나19 진단도구(키트) 수출 사례에서 보듯이 치료제와 백신 분야도 기업, 대학, 연구기관, 병원과 정부가 힘을 한데 모은다면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며 “범정부 지원단을 중심으로 규제 개선, 연구개발 등을 위한 상시 협업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