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이사가 다국적제약사로부터 주목받는 ‘항체약물복합체(ADC)’ 기술을 기반으로 기술수출에서 연구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다국적제약사 사이에서 항체약물복합체 기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김 대표가 기술수출 성과를 지속적으로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가 최근 항체약물복합체 기술이 적용된 신약 후보물질을 5천억 원대에 기술수출하면서 추가로 기술수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2006년에 설립된 항체약물복합체 개발 전문회사다. 2012년 항체약물복합체 기술로 미국에서 특허를 획득했고 그 성과로 2013년 코스닥에도 상장했다.
항체약물복합체는 항체와 약물을 결합한 형태의 신약 개발기술 플랫폼이다. 특정 균이나 질환에만 반응하는 항체가 환부에 정확히 도달하면 항체에 부착된 약물이 발현돼 질환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항체약물복합체 기술을 바탕으로 기술수출을 성사해 자금을 확보한 뒤 연구개발을 확대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레고켐바이오와 같은 바이오벤처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안정적 재원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2015년부터 해마다 한 건 이상의 기술수출을 추진해 1조7천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
지난해에는 창업 이래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선순환구조를 만들기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김 대표는 15일 영국 바이오회사와 5천억 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며 “유사한 플랫폼 기술이전과 자체 개발하고 있는 항체약물복합체 신약후보 물질에 대해서도 기술수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바이오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현재 10여 개의 합성의약품 신약과 항체약물복합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어 중장기 성장동력이 풍부하다고 평가한다.
레고켐바이오의 경쟁력은 항체약물복합체 플랫폼 기술의 확장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레고켐바이오이 확보한 항체약물복합체 기술은 약물을 특정한 곳에서만 방출되도록 할 수 있는데 약물과 항체만 바꾸면 다양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
김 대표는 4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항체마다 개별적으로 기술수출을 하면 하나의 플랫폼 기술을 들고도 얼마든지 새로운 기술수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시장에서 항체약물복합체에 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어 레고켐바이오의 기술수출에 우호적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올해 이뮤노메딕스, 아스트라제네카 등에서 항체약물복합체 신약인 유방암 치료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와 바이오회사들이 항체약물복합체 신약의 출시를 계기로 관련 기술 도입에 관심을 나타낼 것으로 보여 레고켐바이오의 기술수출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효섭 부국증권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는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풍부하다”며 “다수의 글로벌 파트너사와 물질 이전계약을 맺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성과가 빠르게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