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를 인수할 강력한 후보로 꼽혔던 SK네트웍스가 코웨이 인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코웨이가 중국계 가전회사나 필립스 등 외국자본에 팔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중국계 가전회사들이 코웨이를 인수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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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현 코웨이 대표. |
중외합작전자회사인 캉자그룹과 중국 가전회사인 TCL은 2013년 코웨이가 MBK파트너스에 매각됐을 때도 관심을 보였다. 캉자그룹은 당시 인수 적격예비후보에 포함되기도 했다.
중국계 회사가 코웨이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중국에서 외국산 공기청정기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베이징 등을 중심으로 스모그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소비자들은 품질이 뛰어난 공기청정기를 구매하려 한다.
중국에서 외국 공기청정기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2013년 기준으로 81%에 이른다. 이 가운데 네덜란드 회사 필립스는 2010년 웅진코웨이와 OEM계약을 맺은 전략이 성공해 1위를 지키고 있다.
필립스 역시 코웨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스가 코웨이를 인수할 경우 중국에서 공기청정기 시장을 장악한 뒤 정수기와 비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는 자체 연구소가 있을 정도로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 중국기업이 인수할 경우 중국에서 품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3조 원에 이르는 코웨이의 매각가격이다. 이는 MBK파트너스가 2013년 웅진코웨이를 사들였을 당시 낸 1조1915억 원의 2배가 넘는다.
이 때문에 SK네트웍스를 비롯해 당초 인수후보로 꼽혔던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 한국타이어, 교원 등이 인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는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코웨이 인수에 나설 뜻이 없다고 공식발표했다.
SK네트웍스는 “코웨이와 씨앤엠 인수설은 사실무근”이라며 “코웨이에 대해 일괄적으로 발송한 티저레터는 받았지만 인수진행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최태원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코웨이를 인수할 것으로 관측됐다.
코웨이의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10일 국내 대기업을 포함해 사모펀드, 중국과 유럽 기업 등 잠재적 투자자 30여 곳에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보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