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성동구갑에서 더불어민주당 홍희표 후보는 지역일꾼론을 내걸고 미래통합당 진수희 후보는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7일 서울 정치권에 따르면 진 후보는 중·성동구 선거전에서 홍 후보의 말실수를 집중적으로 공격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후보(왼쪽), 미래통합당 진수희 후보.
진 후보의 선거 홍보물은 많은 지면을 ‘문재인 정권 심판론’에 할애하고 있다.
이 강누데 ‘집권여당은 잇따른 막말정치로 국회의 품격을 실추시키고 국민을 공분케 했다’는 문구가 있는데 예시로 든 내용이 모두 과거 홍 후보의 발언이다.
홍 후보의 말실수 가운데 가장 대표적 사례는 ‘대구 봉쇄’ 발언이다.
홍 후보는 민주당 수석대변인으로 일하던 2월25일 당·정부·청와대 협의회 뒤 브리핑에서 “대구·경북 지역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통상의 차단조치를 넘어서는 최대의 봉쇄정책을 시행하고 확산을 적극 차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본인이나 청와대가 방역용어로서 ‘봉쇄’는 차단과 격리 등 일반적 조치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가뜩이나 예민해진 대구 민심이 가라앉지 않자 홍 후보는 대변인 자리를 내놓았다.
홍 후보가 고 박정희 대통령을 ‘귀태’로 묘사한 발언도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2013년 민주당 원내대변인으로 있을 때 국회 브리핑에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란 제목의 책에 나오는 ‘귀태’라는 표현은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는 뜻”이라며 “만주국의 귀태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의 후손들이 아이러니하게 한국과 일본 정상으로 있다”고 말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홍 후보의 발언을 두고 ‘도를 넘었다’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진 후보는 홍 후보의 말뿐 아니라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도 강도 높게 비난한다. 그는 복수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고 부동산 정책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홍 후보는 ‘일 잘하는 인물’임을 내세워 진 후보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
홍 후보는 성동구 예산 4259억 원 확보, 문화시설과 소방서 건립 등 4년 동안 이 지역에서 일하며 거둔 성과를 내세우고 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에서 수석대변인과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등을 지낸 경력을 앞세워 경험과 실력을 고루 갖춘 인물이라는 점도 앞세운다.
홍 후보는 한강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성동구에는 체계적이고 연속적으로 성동 발전의 그림을 그리고 실행해 온 사람이 필요하다”며 “멈춤없는 성동 발전으로 으뜸가는 성동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총선 결과를 보면 중·성동갑은 민주당 지지세가 좀 더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19대 총선 때 성동갑에서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최재천 후보가 52.05%를 득표해 47.91%를 얻는 데 그친 새누리당 김태기 후보를 이겼다.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홍익표 후보가 45.07%의 표를 얻어 새누리당 김동성 후보(39.39%)와 국민의당 서경선 후보(13.4%)를 모두 꺾었다. 범진보 표심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나뉘어졌는데도 5%포인트 이상 차이로 이긴 것이다.
홍 후보가 현역의원인 만큼 이 지역에서 일하며 지역기반을 다졌다는 점도 선거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통합당 진수희 후보도 2008년 18대 총선 때 성동갑 선거구에서 당선된 경험이 있고 2017년부터 바른정당 중·성동갑 지역위원장으로 일하며 지역활동을 했기 때문에 지역 유권자들과 접촉면이 꽤 넓은 편이다.
비례대표까지 포함해 재선의원인 데다 이명박 정부 때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일한 적도 있어 정치경력에서도 홍 후보에게 뒤지지 않는다.
중·성동갑에는 두 후보 외에 정의당 정혜연 후보와 국가혁명배당금당 이정섭 후보가 국회의원에 도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