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이 초등학생 소송에 이어 지역 센터장의 교육생 성추행 논란까지 불거져 신뢰의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관리감독을 통해 미리 막을 수 있는 사건들이 연이어 터진 만큼 강성수가 대표가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한화손해보험은 3일 전속 보험설계사를 관리하는 한화손해보험 센터장이 보험설계사 교육생을 성추행한 사건과 관련해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앞서 한화손해보험은 3월23일 성추행 피해자가 한화손해보험 본사 윤리제보센터에 제보해 사건을 알린 뒤 감사에 들어갔고 문제의 센터장은 대기발령 조치했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임직원 교육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감독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한 일이 발생해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피해자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치유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성추행 논란은 한화손해보험 센터장이 전속 보험설계사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던 20대 여성을 강제로 성추행해 피소되면서 알려졌다.
보험설계사는 보험사에 직접 고용되지 않는 개인사업자다. 하지만 전속 보험설계사는 보험사의 관리를 받는다.
센터장은 이 보험설계사를 관리하는 한화손해보험의 정직원이다. 한화손해보험의 영업조직은 크게 본사-지역본부-센터(지점)로 구성됐다.
회사 내부통제 부실과 임직원의 도덕성 문제 등으로 강성수 사장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더욱 늘어났다.
초등학생 소송 논란으로 불매운동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센터장의 성추행까지 알려지면서 한화손해보험의 기업 이미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두 사건 모두 한화손해보험의 내부통제와 관리감독 소홀에서 빚어진 것이란 시선을 받는다. 강 사장으로서 조직기강을 다잡을 필요성이 커진 셈인데 문제는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는 점이다.
강 사장은 취임 뒤 경영전략으로 ‘조직슬림화’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희망퇴직 규모가 지난해보다 커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4월 안에 조직개편안이 나오고 희망퇴직과 관련한 내용이 나올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4월 20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월평균임금 24개월 치 특별위로금과 학자금(최대 2년), 복지포인트 및 재취업 지원금 등 조건으로 3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올해는 20년 미만 근속자도 포함되며 위로금 규모도 24개월 이상으로 검토되는 등 희망퇴직 규모가 늘어날 것이란 시각이 많다.
한화손해보험은 경영개선계획 실행을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한화손해보험이 2월 금융당국에 경영개선계획서을 제출했는데 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보험심사 강화를 통한 포트폴리오 개선 등 이외에 지난해보다 더 큰 규모로 조직 축소와 인력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610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 했고 금융감독원의 경영관리대상에 포함됐다. 보험료 인상을 비롯해 사업비 절감, 손해율 관리 등을 진행해야 한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희망퇴직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