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이 아슬란의 판매부진을 돌파하기 위해 ‘차종교환’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대차는 아슬란을 구매한 고객이 한 달 안에 교환을 원할 경우 다른 차종으로 교환해 준다.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8월 말부터 전국 대리점에서 아슬란 차종교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종료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
|
▲ 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이 지난해 10월 '아슬란'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
아슬란 구매고객이 30일 안에 바로 윗급의 제네시스나 바로 아랫급의 그랜저로 차량을 바꾸길 원할 경우 차량을 바꿀 수 있다. 차액은 돌려주고, 추가로 드는 비용은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자동차회사들은 보통 환불과 교환을 해주지 않는다. 자동차는 공장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중고차가 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아슬란에 대해 차종 교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유는 아슬란의 판매 부진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또 아슬란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슬란의 인지도가 낮아 아직 아슬란을 직접 체험해 본 고객이 적다”며 “아슬란을 체험해보면 품질을 잘 알릴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여러 차례 아슬란의 시승행사를 진행하며 품질 알리기에 힘썼다.
하지만 아슬란은 여전히 판매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2월까지만 해도 아슬란을 한 달에 1천 대 이상 팔았지만 지난 5월부터 판매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아슬란은 8월에도 400여 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야심차게 아슬란을 출시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누적 판매량은 그랜저의 10%, 제네시스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아슬란의 판매량이 감소하기 시작하자 다양한 할인혜택과 시승체험 등을 제공하며 판매확대에 나섰다. 지난 5월에는 출시 7개월 만에 아슬란의 판매가격을 공식적으로 내리며 판매확대를 노렸지만 효과가 없었다.
현대차가 차종 교환 프로그램을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차는 2011년과 2012년에도 쏘나타 하이브리드 차량을 대상으로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현대차는 당시만 해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생소하던 하이브리드 차량을 대중화하기 위해 차종교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당시 고객 반응이 좋아 그랜저 하이브리드 차량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2013년 말 SM5와 SM7을 구입한 고객이 한 달 내 반납을 신청할 경우 차량가격 전액을 환불해줬다.
르노삼성차는 당시 행사 기간 전달보다 23% 정도 판매량이 증가하는 효과를 누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