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LS엠트론 대표이사 사장이 LS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지는 LS엠트론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까?
김 사장은 글로벌 진출과 첨단기술 확보 등을 통해 실적 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국내 사업의 개선이 어려운 데다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글로벌사업 역시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 김연수 LS엠트론 대표이사.
23일 LS엠트론에 따르면 LS엠트론은 2020년 실적 개선을 위해 글로벌사업 확대, 첨단기술을 활용한 농기계 제품 경쟁력 확보 등에 힘쓰고 있다.
LS엠트론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농기계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LS엠트론의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열쇠 가운데 하나로 글로벌사업 확대를 보고 있다”며 “4차산업혁명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첨단기술을 농기계에 접목해 기기 자체의 경쟁력도 계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S엠트론은 최근 지역별 맞춤형 트랙터를 통해 동남아시장과 북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는 농기계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곳이고 북미는 전통적으로 세계 최대 농기계시장이다.
또한 첨단 기술을 접목한 MT4 등 신형 트랙터를 통해 농기계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LS엠트론은 LG유플러스와 원격제어 트랙터 사업을 위해 협력하는 등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도 힘쓰고 있다.
LS엠트론의 실적 개선은 김 사장에게 매우 중요하다. 김 사장이 LS엠트론 대표이사를 맡게 된 2017년 이후 LS엠트론의 실적이 부진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LS엠트론이 LS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LS엠트론은 2017년에 매출 9294억 원, 영업이익 128억 원을 냈다. 2016년보다 매출은 55%, 영업이익은 87% 급감했다. 2018년에는 영업손실 176억 원을 내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으며 2019년에는 영업손실 805억 원을 내며 적자폭이 늘어났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S엠트론은 2019년 내내 사업이 부진했던 데다가 일회성비용까지 겹쳐 LS그룹 지주회사인 LS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파악했다.
문제는 2020년 실적 개선 전망 역시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트랙터사업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데다가 사출성형기, 전자부품사업 역시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줄면서 B2B(기업 사이 거래)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열쇠로 꼽히는 글로벌사업 역시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길어지면서 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LS엠트론은 현재 베트남 현지에서 맞춤형 트랙터 KAM50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은 2월29일부터 한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국내 직원의 베트남 출장이 어렵게 된 것이다.
LS엠트론 관계자는 “아직까지 베트남 입국금지와 관련해 사업에 차질은 없다”며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동남아시아 뿐 아니라 세계 최대 농기계시장인 북미시장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LS엠트론은 현재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콤팩터 트랙터’ 등의 맞춤형 제품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쪽에서는 LS엠트론의 실적 부진이 해결되지 못하면 LS그룹의 유력한 다음 총수 후보인 구자은 회장에게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은 최근 그룹 전체를 살피는 데 힘을 쓰고 있다. LS엠트론의 경영은 대부분 김 사장이 책임지고 있다.
구 회장은 2019년 12월5일 열린 ‘제2회 한국 중국 고위급 기업인 대화’에 LS그룹 대표로 참석해 “최근에는 LS엠트론에 신경쓰는 것보다 LS그룹 전반을 보고 있다”며 “이미 적은 지주회사에 두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LS엠트론의 실적 부진이 구 회장이 LS엠트론을 맡은 이후인 2017년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것을 살피면 LS엠트론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구 회장의 경영능력과 관련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구 회장은 현재 지주회사 LS에서 미래혁신단 단장을 맡고 있다. LS그룹의 미래 목표 가운데 하나인 ‘디지털화’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구 회장이 최근 잇따라 LS 주식을 매수한 것 역시 경영권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구 회장은 2019년 말부터 지속적으로 LS 주식을 매수해왔다. 구 회장이 보유한 LS지분은 2019년 3분기 말 3.98%에서 2020년 3월20일 4.2%까지 늘어났다. 구 회장은 현재 LS 주식 135만3588주 들고 있는데 이는 LS그룹 오너일가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