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0-03-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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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이 직접 운용하는 첫 번째 생애주기펀드(TDF)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번 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는 생애주기펀드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 추격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2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편입한 생애주기펀드 상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 상품을 직접 운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생애주기펀드는 예상 은퇴시점을 목표시점으로 두고 이 시점에 투자자들의 자산이 최대한 불어날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맞춰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상품이다.
노후를 대비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안정적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변동성이 큰 국내시장에서는 운용이 쉽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국내 생애주기펀드는 펀드를 판매한 뒤 해외 자산운용사에 위탁운용을 맡기는 재간접 형태가 대다수다.
삼성자산운용이 운용에 직접 나서는 것은 상장지수펀드를 편입한 상품 운용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은 상장지수펀드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넘는 압도적 1위 사업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상장지수펀드 순자산 규모는 49조4965억 원이다. 자산운용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자산운용이 25조5천억 원으로 가장 많고 미래에셋자산운용 11조8천억 원, KB자산운용 3조9천억 원, 한국투자신탁운용 1조8천억 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생애주기펀드 상품에 상장지수펀드를 편입하고 직접 운용에 나서면 삼성자산운용은 여러 상장지수펀드를 활용할 수 있고 고객은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를 시작으로 삼성자산운용은 생애주기펀드시장에서 1위 사업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 추격에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은 2016년 4월 생애주기펀드 상품을 내놓은 뒤 2년 만에 펀드 자산규모가 1조 원을 넘는 등 생애주기펀드 시장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높은 수익률을 앞세워 빠르게 가입자를 모으면서 2019년 8월 삼성자산운용은 생애주기펀드시장 1위 자리를 미래에셋자산운용에게 내줬다.
자산운용사들은 운용수익이 감소하는 가운데 투자금을 오래 붙잡아둘 수 있는 생애주기펀드에 관심이 더욱 쏟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9년 12월 초 기준 국내 설정된 생애주기펀드 규모는 2조7800억 원 정도다. 이는 2018년 12월 말보다 1조4100억 원 늘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생애주기펀드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후발주자들도 관련된 상품을 출시하면서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생애주기펀드는 노후자금 대비 수단으로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어 시장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고령화시대에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