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연이은 악재에 시름하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를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금호산업 인수에 금호타이어 노조 파업까지 겹쳐 재건이 쉽지 않아 보인다.
◆ 실마리 못 찾는 금호타이어 파업
금호타이어 노사갈등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회사의 직장폐쇄에 맞서 대규모 집회로 맞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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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노조는 7일 오전 10시부터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운동장에서 ‘2015 임단투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회사의 협상안과 직장폐쇄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 금호타이어 노조원과 금속노조 관계자 등 3천여 명이 모였다.
노사는 현재까지 추가교섭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갈등의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고 있어 사태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회사의 직장폐쇄 조치에 대해 박삼구 회장이 직접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행사에서 “직장폐쇄는 교섭타결에 대한 희망을 져버리는 행위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며 “책임있는 경영진이 직접 협상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6일에도 "박 회장이 직접 사태해결에 나서라"며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자금확보에만 눈이 멀어 금호타이어 교섭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6일 오전 7시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노조의 파업이 21일째 이어지자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8월17일부터 9월6일까지 21일 동안 이어진 파업으로 940억 원 규모의 매출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도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박 부사장은 금호타이어의 경영에 깊숙하게 개입해 왔다. 박 부사장은 2010년부터 금호타이어의 영업본부장을 지냈고 2014년 초 기획과 관리총괄로 업무범위를 넓혔다.
금호타이어의 경영실적이 박 부사장의 경영능력의 잣대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부사장은 1994년 이후 최장기간 파업이라는 위기를 맞고 있다.
◆ 금호산업 인수도 난항
금호산업 인수도 지지부진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박 회장에게 금호산업 인수가격을 다시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박 회장은 원래 제시했던 금액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박 회장이 지난 8월 금호산업 인수가격으로 6503억 원을 제시했지만 채권단이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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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
박 회장이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얼마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구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이 금호산업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점도 박 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박 회장이 보유한 금호산업의 우선매수청구권이 없어질 경우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채권단은 현재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지 못할 경우 다른 인수대상자를 찾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찬구 회장의 태도변화는 금호산업 가격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동안 채권단 내부에서 꼭 박삼구 회장에게 금호산업을 매각할 필요가 있느냐는 말도 심심찮게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