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0-03-17 15: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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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젠바이오텍과 솔젠트가 미국에 코로나19 진단키트(시약)를 수출하기 위한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천 명을 넘어섰는데 진단키트는 부족한 상황이어서 코젠바이오텍과 솔젠트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남용석 코젠바이오텍 대표이사.
17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젠바이오텍과 솔젠트의 진단키트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용 허가를 받으면서 미국 수출을 위한 첫 단계를 통과했다.
의약품을 수출하려면 먼저 국내의 승인 과정을 거친 뒤 각 수출국의 규정에 따라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코젠바이오텍과 솔젠트는 이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만 받으면 미국에 제품 수출이 가능하다.
코젠바이오텍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로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조속히 공급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남용석 코젠바이오텍 대표이사는 16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미국에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이 이뤄지도록 긴급 사용승인 신청을 해달라는 다급한 요청을 받았다”며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먼저 연락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솔젠트도 미국 현지 컨설팅업체와 계약을 맺고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절차를 밟고 있다. 솔젠트는 시험용 키트를 미국 현지업체들에게 보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에 검진을 확대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진단 수요를 충족할 만큼의 검사키트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하고 연방기금 약 61조 원을 투입해 한 달 안에 500만 명을 검사하겠다고 약속했다.
따라서 이미 한국에서 성능 검증을 마친 제품들이 우선적으로 선택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젠바이오텍의 코로나19 진단키트 ‘파워체크’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긴급 사용승인 허가를 받은 제품이다. 세계에서는 두 번째로 코로나18 진단키트 상용화에 성공했다. 또 기존에 24시간 걸리던 검사시간을 4~6시간으로 단축했다.
코젠바이오텍이 국내에서 1주일 동안 공급한 코로나19 진단키트만 1만여 개로 긴급 사용승인을 받은 다른 기업들의 공급량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코젠바이오텍은 현재보다 3배까지 증산할 수 있도록 준비해 국내외의 수요 증가에 대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젠바이오텍은 비상장기업이지만 진단키트분야에서 기술력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젠바이오텍의 기술력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부각된 적이 있다.
▲ 유재형 솔젠트 대표이사.
코젠바이오텍은 2014년 질병관리본부 학술용역개발사업을 통해 메르스 진단키트를 개발했고 유효성 평가까지 마쳤다.
이 진단키트는 2015년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자 긴급 사용승인을 받아 현장에 가장 먼저 공급됐고 당시 메르스 확산 방지에 일조했다.
코젠바이오텍과 달리 솔젠트의 진단키트는 진단시간이 1시간4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또 국내에서 긴급 사용승인을 받은 5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직접 개발, 생산한 핵심원재료로 진단키트를 만들고 있다.
진단키트는 체취한 샘플에서 바이러스의 껍질을 깨고 바이러스의 특성을 증폭하는 것이 핵심인데 솔젠트는 이 증폭 원료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솔젠트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급증으로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2년까지 코스닥에 상장한다는 목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창궐하며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계절적 특성상 1분기 호흡기 진단키트 매출이 증가하고 여기에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도 늘고 있어 진단키트를 수출하는 업체들은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