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컨소시엄의 출범이 늦어지고 있다.
KT는 교보생명과 컨소시엄 지분율을 놓고 논의 중인데 KT와 교보생명이 서로 주도권을 확보하려고 하면서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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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T와 교보생명이 컨소시엄 지분율을 놓고 벌이는 협상이 길어지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카카오 컨소시엄, 인터파크 그랜드 컨소시엄, 500볼트-중소기업중앙회 컨소시엄은 이미 구성원을 확정하고 사업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KT는 산업자본이라 현 은행법 아래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분을 최대 10%(의결권 4%)까지 보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교보생명이 컨소시엄의 대주주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한도를 50%로 늘리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총자산 5조 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에 적용되지 않는다. 이 개정안대로라면 KT는 은행법이 개정돼도 지분을 늘릴 수 없다. 이 때문에 KT는 오너가 없는 기업이라는 점을 앞세워 예외로 적용해 줄 것을 금융위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지분 4%를 투자한 뒤 은행법 개정안의 내용에 따라 보유지분을 50%로 확대하는 조건을 교보생명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교보생명도 인터넷전문은행을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의 주요 업무인 여신과 수신분야로 발을 넓히는 것이 금융당국의 목적일 경우 교보생명도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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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
신 회장은 8월 말 일본을 방문해 SBI그룹의 계열 인터넷전문은행 ‘SBI스미신넷뱅크’를 찾기도 했다.
SBI스미신넷뱅크는 총자산 3조3천억 엔으로 일본의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SBI스미신넷뱅크는 계열 증권, 보험, 자산운용사 등과 교차판매 시너지를 내고 있어 종합금융사인 교보생명이 벤치마킹하기도 적절하다.
교보생명이 SBI그룹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컨소시엄에 끌어들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SBI그룹은 한때 교보생명 지분 4.5%를 보유했던 우호세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검토하고 있지만 컨소시엄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며 “9월 중순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사항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